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사진=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스파탐을 예고한 대로 발암가능물질 분류인 2B군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일일섭취허용량 기준을 조정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품 및 유통업계는 아스파탐의 위해성과 관련 없이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IARC와 JECF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 유해성 평가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했다. 일일섭취허용량을 체중 1㎏당 40㎎으로 재확인한다고 발표했다. IARC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1(확정적 발암 물질), 2A(발암 추정 물질), 2B(발암 가능 물질), 3(분류불가) 등으로 분류한다.
1군에는 술·담배, 가공육 등이 속하고 2A군에는 적색 고기와 고온의 튀김, 2B군에는 김치나 피클 등의 절임채소류가 포함된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한다.
식약처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며 현행 사용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의 일일 섭취허용량(ADI)을 체중 1㎏당 40㎎으로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체중 60㎏인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아스타팜 일일 섭취허용량은 2.4g이다.
이는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로 콜라 250ml를 하루 55캔 마시거나, 아스파탐이 함유된 750ml 막걸리를 하루 33병 마셔야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 식품·유통업계, 대책 마련 나서…“대체 원료 찾는다”
식품업계는 대체 원료를 찾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리온은 나쵸, 감자톡 등 10여 종에, 크라운제과는 콘칩 초당옥수수에 아스파탐을 극소량 쓰고 있다. 오리온 측은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을 첨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에 아스파탐 대체재를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 글로벌 펩시와 논의 중이다.
유통업계도 자체 브랜드 제품에 함유된 아스파탐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등 대응하고 나섰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제로 콜라와 스파클링 에이드 5종, 스낵류 6종에 함유된 아스파탐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기 위해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식약처에서도 현행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아스파탐이 함유된 노브랜드 제로콜라와 노브랜드 스파클링 에이드(5종)에 대해 대체 원료로 바꾸기로 협력업체와 협의를 완료했으며 약 2개월 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자체 브랜드 스낵 10여개에 아스파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 식약처의 식품첨가물 기준 변경 등에 맞춰 다른 원료로 대체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향후 정부 식품첨가물 기준 변경 등 후속 조처에 따른 적합한 기준에 맞춰 상품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스낵류 부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등 고객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적극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막갈리업계 ‘안도’…“우려 해소되길 바란다”
식약처의 발표에 막걸리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장수, 지평, 국순당 등 국내 대표 막걸리 기업들은 단맛은 물론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늦추기 위해 아스파탐을 대부분 사용한다.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한다. 지평의 경우 생쌀막걸리와 생밀막걸리 등 2종, 국순당은 생막걸리와 대박 막걸리 등 2종에 아스파탐을 사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발암 물질로 지정됐지만, 일일 섭취량이나 함량에 대한 기준의 변화는 없다”면서 “아스파탐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컸다. 이번 식약처 발표로 이같은 걱정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