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외톨이' 격이던 증권주들이 올해 유례없는 성과를 보여줬다. 증시 흐름과 연계돼 변동성이 큰 특성상 투자자들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지만 올해 역대 최다 '1조 클럽' 입성을 예고하는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주가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세대교체를 이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첫 해 성적이란 측면에서도 증권주들이 앞으로도 상승 랠리가 이어갈 지 관심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CEO를 교체한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들의 연초 이후(11월 22일 종가) 평균 상승률은 21.43% 수준이다. 부동산 상승 효과로 증권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지난 2021년에도 각사들의 연간 수익률이 평균 0~5% 수준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수익률은 의미있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 '1위' 윤병운의 NH투자증권, 실적부터 주주환원까지 '완벽' (사진=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올해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말 1만330원에 거래를 마쳤던 NH투자증권은 지난 22일(1만3400원) 기준 29.72%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NH투자증권의 연간 수익률은 각각 5.9%, -29.8%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정영채 전 사장의 퇴임으로 윤병운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IB통’으로 꼽히는 윤 사장이 취임하면서 시장에서는 그가 IB하우스로서의 강점을 최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을 실으면서 사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WM 조직의 협업 구조를 강화하고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회사 내 윤 사장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WM부문 한 직원은 “IB부문을 주로 맡으다보니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누구보다 영업과 조직에 대한 집중도가 강한 분이셔서 놀랐고 현장단의 업무에도 시간이 갈수록 실질적 변화로 느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주주환원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역시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더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대한 목표주가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KB증권은 올해 초 1만2000원에서 지난달 1만7000원으로 올려잡았고 삼성증권도 올해 2월 1만4000원으로 상향한 뒤 현재 1만7500원까지 높인 상태다. 평균 목표가(1만7000원)를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대비 여전히 25%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 2위, '1조클럽' 김성환의 한투증권 (사진=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두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한 것은 한국금융지주로 연초 대비 21.86%의 상승률을 달성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415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1조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3분기 순이익(3299억원)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1위다. 김성환 사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IB부문은 물론 사장 취임 이전 6년간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았던 경험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는 점에서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수장 중 한명으로 꼽힌다. 특히 취임 직후 지난해 큰 폭의 성장을 이끈 개인고객그룹 내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 승진 인사를 통해 보였듯 실적에 걸맞는 보상을 강조하는 김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1년 만에 조직 내 완벽하게 묻어나고 있다. 부문별 성과를 보더라도 브로커리지 부문이 해외주식 시장의 성장 효과에 힘입어 7.2% 개선되는가 하면 IB 역시 바닥을 딛고 반등하며 1년 새 25.5% 증가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각 증권사 실적의 ‘복병’으로 꼽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어전을 안전하게 치러낸 것도 실적 개선에 한 몫했다. 다만 한국금융지주는 아직까지 배당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없는 것 같다”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초 고점(7만9900원)을 기록한 이후 주춤한 분위기다. ■ 3위, 엄주성의 키움증권 "정상궤도 회복" (사진=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지난해 차익거래결제(CFD) 사태로 홍역을 치른 키움증권은 연초 이후 21.16%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 중이다. 엄주성 대표는 황현순 전 대표가 CFD 사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히면서 CEO직에 오른 ‘구원투수’였다. 단순히 회사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라는 과제를 넘어 기업 이미지 쇄신과 신뢰 회복이라는 책임도 함께 안고 출발한 셈이다. 엄 대표가 먼저 집중한 것은 위기관리와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ESG추진팀을 신설하며 ESG 중심 경영에 대한 방향을 드러낸 것이다.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 역시 빠르게 발표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2026년까지 자기주식 210만주를 분할 소각하고 오는 2025년까지 목표 주주환원율을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3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본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챙겼다. 특히 3분기 해외주식시장에서 토스증권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여전히 33%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브로커리지 하우스라는 본연의 색깔을 지키고 있다. IB 수수료 역시 전년대비 2배 가깝게 증가하는 등 고른 성장을 실현하면서 키움증권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도 잇따라 상향되는 흐름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불거진 CFD 사태로 인해 발생했던 타격을 지우고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 같다”며 “엄 사장의 리더십이 사내 단합력을 강화하기도 했고 주주와 고객들의 신뢰 회복에도 성공한 듯하다”고 평했다. ■ 4위, '공수 전천후' 박종문의 삼성증권 (사진=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4위에는 증권업종 내 단골 ‘탑픽’ 삼성증권이 올랐다. 삼성증권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 수준. 2022년 한해동안 29.95% 빠졌던 삼성증권 주가는 지난해 22.4% 반등에 성공한 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박종문 사장이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삼성증권이 당분간 수비 모드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과 리스크 경계 모드가 짙어지면서 ‘일류화’ 출신인 그가 수비적 전략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관리(WM) 부문의 강점을 지켜가면서도 기업금융(IB)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명함’을 내밀지 못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박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변화도 포착됐다. 조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메가존클라우드 딜 당시 박 대표는 직접 프리젠테이션(PT) 현장에서 지원사격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상반기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그리드위즈, 노브랜드 등에 이어 하반기 서울로보틱스, 리벨리온 등까지 IPO 시장 주관 경쟁에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리고 있어 삼성증권이 연말 리그테이블 몇 위를 기록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시선도 늘고 있다. 삼성증권 취임 이전까지 증권업계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영업현장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박 대표가 스스로 이 같은 시선을 관심으로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949억원. 3분기까지 2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 5위, 반등 나서는 김미섭·허선호의 미래에셋 (사진=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5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올랐다. 지난해 말 7630원이었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8730원으로 오르며 총 14.4%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2년간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악화의 부작용을 가장 크게 앓았던 증권사이기도 하다. 경쟁사들이 국내 사업장 손실에 집중하는 동안 미래에셋증권은 잇따라 터지는 해외 부동산 악재 대응 모드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업계 7위권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퇴임으로 창업주 세대 종료를 알린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김미섭 대표와 허선호 대표로의 세대교체를 통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각 부문의 특색도 더 명확해졌다는 평이다. 그중에도 해외법인은 3분기에만 508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두면서 올해 1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쾌거를 거뒀다. 홍콩과 뉴욕, 런던 등 선진 시장은 물론 베트남과 최근 인수작업 막바지에 돌입한 인도 세어칸까지 다양해진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성장의 안정감을 더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 가장 발빠르게 조직개편 및 인사를 시행하고 이미 2025년 모드에 돌입한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역시 글로벌 비즈니스, 그리고 연금시장 등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예고하며 분주한 출격에 나서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회사의 숱한 노력에도 좀처럼 상승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했던 지난 2015년 12월 당시 주가가 1만원대. 10년 전으로 넓혀보더라도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밸류업 정책을 통해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을 달성하고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30%까지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자사주 1억주를 소각하는 등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CEO 취임 1년 주가 성적표, 1위는?

5개 증권사 연초 이후 평균 상승률 21.43% '랠리'
최다 '1조클럽' 예고 속 주주환원정책 등 차별화 '눈길'

박민선 기자 승인 2024.11.26 11:21 의견 0

주식시장의 '외톨이' 격이던 증권주들이 올해 유례없는 성과를 보여줬다. 증시 흐름과 연계돼 변동성이 큰 특성상 투자자들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지만 올해 역대 최다 '1조 클럽' 입성을 예고하는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주가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세대교체를 이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첫 해 성적이란 측면에서도 증권주들이 앞으로도 상승 랠리가 이어갈 지 관심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CEO를 교체한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들의 연초 이후(11월 22일 종가) 평균 상승률은 21.43% 수준이다. 부동산 상승 효과로 증권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지난 2021년에도 각사들의 연간 수익률이 평균 0~5% 수준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수익률은 의미있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 '1위' 윤병운의 NH투자증권, 실적부터 주주환원까지 '완벽'

(사진=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올해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말 1만330원에 거래를 마쳤던 NH투자증권은 지난 22일(1만3400원) 기준 29.72%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NH투자증권의 연간 수익률은 각각 5.9%, -29.8%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정영채 전 사장의 퇴임으로 윤병운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IB통’으로 꼽히는 윤 사장이 취임하면서 시장에서는 그가 IB하우스로서의 강점을 최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을 실으면서 사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WM 조직의 협업 구조를 강화하고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회사 내 윤 사장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WM부문 한 직원은 “IB부문을 주로 맡으다보니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누구보다 영업과 조직에 대한 집중도가 강한 분이셔서 놀랐고 현장단의 업무에도 시간이 갈수록 실질적 변화로 느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주주환원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역시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더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대한 목표주가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KB증권은 올해 초 1만2000원에서 지난달 1만7000원으로 올려잡았고 삼성증권도 올해 2월 1만4000원으로 상향한 뒤 현재 1만7500원까지 높인 상태다. 평균 목표가(1만7000원)를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대비 여전히 25%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 2위, '1조클럽' 김성환의 한투증권

(사진=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두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한 것은 한국금융지주로 연초 대비 21.86%의 상승률을 달성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415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1조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3분기 순이익(3299억원)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1위다.

김성환 사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IB부문은 물론 사장 취임 이전 6년간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았던 경험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는 점에서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수장 중 한명으로 꼽힌다.

특히 취임 직후 지난해 큰 폭의 성장을 이끈 개인고객그룹 내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 승진 인사를 통해 보였듯 실적에 걸맞는 보상을 강조하는 김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1년 만에 조직 내 완벽하게 묻어나고 있다.

부문별 성과를 보더라도 브로커리지 부문이 해외주식 시장의 성장 효과에 힘입어 7.2% 개선되는가 하면 IB 역시 바닥을 딛고 반등하며 1년 새 25.5% 증가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각 증권사 실적의 ‘복병’으로 꼽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어전을 안전하게 치러낸 것도 실적 개선에 한 몫했다.

다만 한국금융지주는 아직까지 배당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없는 것 같다”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초 고점(7만9900원)을 기록한 이후 주춤한 분위기다.

■ 3위, 엄주성의 키움증권 "정상궤도 회복"

(사진=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지난해 차익거래결제(CFD) 사태로 홍역을 치른 키움증권은 연초 이후 21.16%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 중이다.

엄주성 대표는 황현순 전 대표가 CFD 사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히면서 CEO직에 오른 ‘구원투수’였다. 단순히 회사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라는 과제를 넘어 기업 이미지 쇄신과 신뢰 회복이라는 책임도 함께 안고 출발한 셈이다.

엄 대표가 먼저 집중한 것은 위기관리와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ESG추진팀을 신설하며 ESG 중심 경영에 대한 방향을 드러낸 것이다.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 역시 빠르게 발표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2026년까지 자기주식 210만주를 분할 소각하고 오는 2025년까지 목표 주주환원율을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3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본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챙겼다. 특히 3분기 해외주식시장에서 토스증권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여전히 33%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브로커리지 하우스라는 본연의 색깔을 지키고 있다. IB 수수료 역시 전년대비 2배 가깝게 증가하는 등 고른 성장을 실현하면서 키움증권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도 잇따라 상향되는 흐름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불거진 CFD 사태로 인해 발생했던 타격을 지우고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 같다”며 “엄 사장의 리더십이 사내 단합력을 강화하기도 했고 주주와 고객들의 신뢰 회복에도 성공한 듯하다”고 평했다.

■ 4위, '공수 전천후' 박종문의 삼성증권

(사진=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4위에는 증권업종 내 단골 ‘탑픽’ 삼성증권이 올랐다. 삼성증권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 수준. 2022년 한해동안 29.95% 빠졌던 삼성증권 주가는 지난해 22.4% 반등에 성공한 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박종문 사장이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삼성증권이 당분간 수비 모드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과 리스크 경계 모드가 짙어지면서 ‘일류화’ 출신인 그가 수비적 전략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관리(WM) 부문의 강점을 지켜가면서도 기업금융(IB)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명함’을 내밀지 못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박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변화도 포착됐다. 조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메가존클라우드 딜 당시 박 대표는 직접 프리젠테이션(PT) 현장에서 지원사격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상반기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그리드위즈, 노브랜드 등에 이어 하반기 서울로보틱스, 리벨리온 등까지 IPO 시장 주관 경쟁에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리고 있어 삼성증권이 연말 리그테이블 몇 위를 기록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시선도 늘고 있다.

삼성증권 취임 이전까지 증권업계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영업현장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박 대표가 스스로 이 같은 시선을 관심으로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949억원. 3분기까지 2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 5위, 반등 나서는 김미섭·허선호의 미래에셋

(사진=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5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올랐다. 지난해 말 7630원이었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8730원으로 오르며 총 14.4%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2년간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악화의 부작용을 가장 크게 앓았던 증권사이기도 하다. 경쟁사들이 국내 사업장 손실에 집중하는 동안 미래에셋증권은 잇따라 터지는 해외 부동산 악재 대응 모드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업계 7위권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퇴임으로 창업주 세대 종료를 알린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김미섭 대표와 허선호 대표로의 세대교체를 통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각 부문의 특색도 더 명확해졌다는 평이다.

그중에도 해외법인은 3분기에만 508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두면서 올해 1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쾌거를 거뒀다. 홍콩과 뉴욕, 런던 등 선진 시장은 물론 베트남과 최근 인수작업 막바지에 돌입한 인도 세어칸까지 다양해진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성장의 안정감을 더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 가장 발빠르게 조직개편 및 인사를 시행하고 이미 2025년 모드에 돌입한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역시 글로벌 비즈니스, 그리고 연금시장 등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예고하며 분주한 출격에 나서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회사의 숱한 노력에도 좀처럼 상승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했던 지난 2015년 12월 당시 주가가 1만원대. 10년 전으로 넓혀보더라도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밸류업 정책을 통해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을 달성하고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30%까지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자사주 1억주를 소각하는 등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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