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상단 왼쪽부터 음료 요청 안내 게시물이 없는 매장, 비치된 매장. 사진 하단 왼쪽부터 스타벅스 한 매장에 비치된 우유, 게시내물 내용. (사진=탁지훈 기자)
#. “스타벅스처럼 큰 프랜차이즈를 이용하는 이유는 어느 매장을 가든 똑같은 서비스와 맛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여기 매장엔 있고, 저기 매장엔 없는 그런 서비스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스타벅스커피를 자주 이용한다는 30대 직장인 A씨의 말이다. 스타벅스코리아 일부 매장 내 우유의 비치 유무를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느 매장엔 우유를 두고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 반면, 다른 매장엔 직원에 요청해야만 받을 수 있어서다.
26일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10곳을 살핀 결과 우유 품목에 대한 매장 운영이 각기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상 스타벅스 커피 매장에서 우유는 소비자가 직원에게 문의해 본인의 기호에 맞게 커피에 섞을 수 있도록 사용됐다.
그러나 2개 매장에선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및 저지방 우유 등을 주전자에 담아 비치해 둔 반면 7개 매장은 안내판을 부착해 소비자가 필요한 품목을 요청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1개 매장은 안내판을 가려 인식이 어렵거나 안내판조차 구비돼 있지도 않았다.
직장인 A씨는 “우유나 물 등을 제공하지 않아도 불편하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처럼 소비자가 방문하는 매장마다 다른 규정을 적용하면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1위로 덩치 키운 1세대 커피프랜차이즈 '별다방'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여 1999년 한국에 상륙한 스타벅스커피는 지난해 기준 국내 매장수가 1700여개를 돌파한 국내 1위 커피프랜차이즈다. 대형 유통업체인 신세계그룹 계열사로 운영되면서 타 프랜차이즈카페와 달리 매장이 100% 직영점으로만 구성된 특징이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직영점은 동일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사이에서도 이 부분이 조정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서비스 시정이 필요하지 않는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매장내 우유 제공 안내판을 비치한 곳의 게시된 내용은 ‘아래 중 필요한 품목이 있으시면 파트너에게 문의해 주세요. 우유(일반우유, 저지방 우유), 파우더(시나몬, 초콜릿, 바닐라 파우더), 당류(설탕시럽), 물(정수)’라고 명시돼 있긴 했었다.
그러나 우유 제공 안내판조차 구비돼 있지 않았던 매장의 경우 해당 매장의 직원은 “기존 우유와 안내판을 준비해 뒀었는데, 내부사정으로 치우게 됐다”며 “그러나 소비자가 우유나 물 등을 요청하면 전달해 준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여성 B씨는 “안내 문구가 있으면 그것을 보고라도 직원들에게 요청할텐데, 왜 없앴는지 이유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대중적인 이미지로 문턱 낮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최근 대중적인 이미지로 문턱을 낮추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나치게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스타벅스는 한때 아메리카노 한잔에 4100원으로 책정하면서 고급커피 전문점의 대명사로 통하곤 했다.
하지만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됐다는 외부 사업 환경 속에 최근 대중화에 관련된 다양한 전략이 시도되고 있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올해 초 지난 1999년 당시 가격인 2500원으로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우유가 비치된 매장의 경우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의 빈도수에 따라 매장 자체 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다른 매장에선 소비자가 우유나 물 등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전달하고 있다. 안내판도 게시해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내판을 게시해 두지 않은 매장은 좁고, 매대에 게시물이 많아 비치해 두지 않았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전체 공지를 통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혼선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