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생성형 AI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 툴을 활용해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생성형 AI(인공지능)이 국내 정보통신(IT) 기업의 글로벌 경기 침체 극복 카드로 떠올랐다. 공룡 포털 플랫폼 기업들에 이어 통신업계, 게임업계가 연달아 생성형 AI를 내놓는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출격 채비를 갖췄다.
17일 정보통신업계(IT)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공동으로 자체 생성형 AI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의 '생성형 AI'는 삼성리서치 주도로 코딩지원과 문서요약 등 사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삼성 디바이스에 탑재하는 목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부터 사내에서 자체 생성형 AI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갤럭시나 비스포크 가전 제품 등에 적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보안 우려도 자체 개발 AI를 통해 일정부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생성형 AI 모델 개발이 이뤄진다면 네이버(하이퍼클로바)·카카오(코GPT)·KT(믿음)·SKT(에이닷)·LG(엑사원)·엔씨소프트(바르코)에 이은 국내 7번째 자체 개발 거대 AI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모델을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선보인다면 국내 기업의 생성형 AI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달 24일 차세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근간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정식 공개한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도 선보인다.
카카오는 오는 10월 이후 초거대AI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코GPT(KoGPT) 2.0을 공개한다. 다양한 파라미터 수를 테스트하면서 적정한 모델 성능을 찾아나가고 있다.
LG그룹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LLM 엑사원 플랫폼을 전 계열사에 활용 중에 있다. 통신사인 KT와 SKT는 각각 '믿음'과 '에이닷'을 통해 AI 기반 B2B 서비스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엑사원(EXAONE) 2.0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게임업계도 생성형 AI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VARCO(바르코) LLM'을 공개했다.
기존에 공개된 각 생성형 AI모델과의 차별점으로는 경량화를 통한 효율성을 중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바르코 LLM'은 소형 중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언어모델이다.
엔씨에 따르면 ‘VARCO’ 브랜드로 운영되는 자체 언어모델(LLM)의 종류는 크게 ▲기초 모델(Foundation) ▲인스트럭션 모델(Instruction) ▲대화형 모델(Dialogue) ▲생성형 모델(Generative)로 나뉜다. 각 LLM은 매개변수(Parameter)의 규모에 따라 성능이 구분된다.
엔씨는 아마존에 손을 잡고 해당 모델들을 국내 기업 최초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에서 배포한다.
‘VARCO Studio’로 명명된 생성AI 플랫폼 3종 ▲이미지 생성툴(VARCO Art) ▲텍스트 생성 및 관리툴(VARCO Text) ▲디지털휴먼 생성 및 편집, 운영툴(VARCO Human) 등도 공개됐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획과 아트 등의 분야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엔씨소프트 이제희 CRO(최고연구책임자, Chief Research Officer)는 “VARCO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VARCO를 통해서 게임 콘텐츠 개발은 물론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현재 강화학습 기반의 AI 플레이어와 AI 음성 명령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 플레이어는 일종의 가상 게이머이고 AI 음성 명령 기술은 음성으로 게임을 제어할 수 있는 지원 서비스를 의미한다.
크래프톤도 디지털 휴먼인 '버추얼 프렌드(Virtual Friend)'를 개발하고 있다. 목표 지향점은 이용자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게임 내에서 마치 사람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외형과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생성형 AI 연구는 침체기에 빠진 게임업계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 김하정 연구원은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은 신기술 등의 돌파구가 필요한데 생성 AI가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점검해야 할 때"라고 평가하면서 "기존 전략으로는 이익 개선 가능성이 뚜렷하지 못한 와중 신기술을 통한 변화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