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 왕숙지구에서 철거 예정 건물 출입 금지 플래카드가 걸린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애 속도를 내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공공주택 공급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민간 공급 위축이 여전하고 3기 신도시 입주 시점 예측이 어려워 시장에서의 공급난 해소 기대감은 높지 않다.
1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전날 남양주 왕숙 신도시 부지 조성 공사 착공이 이뤄졌다.
총 6만6000가구 규모의 경기 남양주 왕숙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5만4000가구)와 왕숙2(1만4000가구)로 나뉘어져 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다.
국토부는 이외에도 고양 창릉(3만8000가구)과 하남 교산(3만3000가구), 부천 대장(2만 가구) 등을 연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계양(1만7000가구)은 지난해 11월 부지 조성의 첫삽을 떴다.
국토부가 연내 3기 신도시 전체 지구에 대한 착공 일정을 공식화했으나 부동산 시장에 돌고 있는 공급난 우려를 씻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 17만6000가구 규모인 3기 신도시 조성은 이미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 부천 대장은 2026년, 이외 4개 지구 입주 예정은 2025년이었으나 모두 1~2년 가량 밀릴 전망이다. 토지 보상이 늦어지고 LH 철근 누락 사태와 함께 공사비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추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2021~2022년 공고가 나온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 1만5024명 중 1320명(8.8%)이 당첨자격을 포기하기도 했다.
공공물량 공급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3기 신도시 조성 지연 속에 공공주택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공공주택 공급 현황은 지난달 말까지 5995호에 그쳤다. 공공주택(건설형) 목표인 분양 6만호, 임대 2만8000호를 공급하겠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계획 대비 실적이 6.8%에 불과하다.
공급의 또 다른 축인 민간 부문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월간 건설 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건설수주는 8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4% 감소하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공공이 12.4% 줄었고 민간은 56.2% 급감했다.
민간 건설사의 수주 활동에 부담을 가하는 공사비 인상도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감소세를 보였던 철근 가격이 반등했으며 시멘트와 고로슬래그 등 비금속 자재도 지난 7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10% 이상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공 물량 사전 청약은 수요를 분산 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사업 추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탈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민간 부문에서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으로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비사업 규제를 빠르게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이 부분은 국회 입법 사안이라 쉽지 않다"며 "현재 시장의 공급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