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업계가 어린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기준 9개월간 누적 시청건수 2000만건을 돌파했다. (사진=LG유플러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어린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출산율이 줄어든 가운데 아이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어린이 관련 제품 소비 심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통신 업계도 이러한 부모들의 심리를 반영해 특화 콘텐츠와 스마트폰으로 판매 공략에 나섰다.
■ LG U+ 아이들나라, 누적시청 2000만건 돌파…B2B 교육사업에도 진출
5일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국 기준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은 0.778명으로 출생아수는 24만9186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021년 0.808명(출생아수 26만562명), 2020년 0.837명(출생아수 27만2337명)에서 계속 줄어든 수치다.
출산율이 줄어 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아이 제품 관련 구매 심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통신업계는 아이들 전용 서비스와 스마트폰, 통신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먼저,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 키즈 전용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사업에 진출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9개월간 월 평균 시청건수는 200만건, 누적 시청건수 2000만건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나라’는 LG유플러스 IPTV ‘U+tv’와 모바일 앱을 통해 구독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4개 시리즈와 60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등 5만여편의 콘텐츠를 보유했다.
아이들나라는 교육 현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과학교구나 문해력 교재 등 실물 교재·교구와 연계해 유아동 교육사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과학 실험을 하는 과학교구 키트로 구성된 교구 패키지 ‘쑥쑥 과학놀이’, 콘텐츠를 보고 직접 쓰고 상상하며 독후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재 ‘남다른 문해력’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유플러스는 B2B 교육 사업 일환으로 아이들나라를 군포시가 운영하는 그림책 복합문화공간 ‘그림책꿈마루’에서 부모와 함께 하는 창의 수업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전문강사와 지도 아래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형 방식으로 연계했다.
LG유플러스는 고마워토토, 삼성서울병원 병원학교와 교육 지원 협약을 맺고 병원학교에 다니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도 아이들나라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병원학교에 ‘쑥쑥 과학놀이’를 포함한 아이들나라 콘텐츠와 태블릿PC를 제공하고, 고마워토토는 수업을 진행할 교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수업이 진행된다.
박종욱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CO(전무)는 “실물 교구와 교재를 통해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유아들의 문해력, 상상력, 창의력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며 “디지털 콘텐츠 제공과 더불어 오프라인 체험활동을 연계해 아이들의 학습경험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키즈용 LTE 스마트폰 ‘ZEM폰 포켓몬에디션2(AT-M130S)’를 5일 출시하고 어린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SKT)
■ SKT ‘ZEM포켓몬에디션2’·KT ‘시나모롤’ 선봬…부모 요금제 연계 고객 확보
SK텔레콤(SKT)과 KT도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 패키지를 통해 소비 심리 자극에 나섰다.
SKT는 키즈용 LTE 스마트폰 ‘ZEM폰 포켓몬에디션2(AT-M130S)’를 5일 출시했다. ‘ZEM폰 포켓몬에디션2’의 출고가는 31만9000원대로 아이들을 위한 스마트폰으로는 고가일 수도 있지만 포켓몬 캐릭터와 접목하고 풍성한 패키지를 마련했다.
패키지 박스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레디백이다. ‘내가 꾸미는 DIY 액세서리’를 콘셉트로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해 꾸밀 수 있는 투명 케이스, 캐릭터 키링과 이니셜 파츠, 스티커 등이 포함돼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번 단말은 고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 고객에게 최적화됐다. 어린이 손에 꼭 맞는 5.8인치 HD+ 디스플레이, 3350mAh 배터리, 5000만+500만 화소의 후면 듀얼 카메라, 6GB RAM과 128GB 저장공간, IP68 방수방진 지원 등 준수한 스펙을 갖췄다.
어린이 안심 케어 기능도 탑재됐다. 측면에 위치한 버튼을 5초 이상 길게 누르면 ZEM앱을 통해 등록된 보호자에게 위치가 전송되는 SOS 기능과 연락처에 없는 번호나 별도 설정한 번호의 전화와 문자를 차단하는 수신 차단 기능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어린이 고객이 보이스피싱, 광고 메시지 등에 노출되는 우려도 차단할 수 있다고 SKT는 설명했다.
스마트폰, 일상 생활, 금융, 어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아이의 올바른 습관을 만들어가는 서비스들도 탑재됐다.
부모는 사용 가능 앱과 사용시간을 맞춤 관리할 수 있다. 실시간 아이 위치 조회, 유해 콘텐츠 차단 및 스몸비(Smombie : smartphone zombie) 방지 등 안심 케어 기능도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와 제휴해 만 7세부터 아이들의 첫 금융이자 용돈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mini’, 다양한 언어를 학습하는 데에 용이한 ‘네이버 사전’, ’단어퀴즈’ 등도 포함됐다.
유철준 SKT 스마트디바이스CT 담당(부사장)은 “어린이 고객에게 딱 맞는 단말과 액세서리, 부모님까지 만족할 수 있는 안심 기능과 서비스로 패키지를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스마트폰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는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 ‘시나모롤 키즈폰’을 5일 출시했다. (사진=KT)
KT도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 ‘시나모롤 키즈폰’을 내놨다. 부모와 아이의 요금제를 연동해 통신고객 확보에도 나섰다.
시나모롤 키즈폰은 디스플레이 5.8인치, 8.5mm 두께, 162g으로 어린이들의 손에 적합한 크기다. KT 안심박스와 연결되는 SOS 버튼 탑재, IP68등급의 방수/방진, 키즈폰 최초 듀얼카메라·메탈프레임 등이 적용됐다. 출고가는 SKT와 비슷한 32만원대다.
KT는 이 키즈폰에 똑똑한 소비 습관을 위한 금융 앱 ‘퍼핀’을 탑재했다. ‘퍼핀’은 자녀의 용돈 생활을 자동으로 기록·관리·분석해 자녀 스스로 소비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퍼핀’ 이용 고객은 앱과 연결된 충전형 선불카드를 비대면으로 발급할 수 있다. ‘퍼핀’ 카드 신청 고객에게는 ‘퍼핀카드 5000원 용돈 쿠폰’과 ‘이마트24 2000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준다.
또 부모가 10만원(스페셜) 이상의 요금을 사용하고, 자녀가 5G주니어(슬림) 요금을 사용할 경우 ‘우리아이할인’으로 월 8800원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김병균 KT 디바이스본부장(상무)은 “다양한 연령대가 좋아하는 시나모롤, 초등학생에게 꼭 필요한 퍼핀 등과 협업을 통해 어린이들이 정말 좋아할 수 있는 단말을 제공한다”며 “고객의 구매 부담을 줄이면서 다양한 연령대 고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단말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