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지난 4년 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현대건설, 그래픽=뷰어스)
현대건설이 부동산경기 부진과 원자잿값 상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와 주택사업 순항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특히 원가율 상승 속에서도 판매관리비를 줄이면서 수익성을 지켜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23일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29조6513억원, 영업이익 78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9.6%, 36.6%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6542억원으로 38.9% 늘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효자 역할을 했다. 지난해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와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중동에서의 주요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발생했다. 이에 더해 폴란드 올레핀 확장 공사 등 유럽 시장에서 따낸 일감도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국내에서는 샤힌 프로젝트 외에 주택사업이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도 12조5960억원에서 141.0% 증가한 17조76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세는 살짝 뒤쳐졌다. 원가율 상승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원가율은 94.3%로 전년 대비 1.5%p 상승했다. 반면 판매관리비를 4.4%에서 3.1%로 낮췄다. 줄이기 힘든 인건비는 328억원 이상 증가했으나 경상비를 4679억원에서 4146억원으로 500억원 가량 절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내부에서 지출되는 다양한 예산을 줄이면서 수익성 제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수주 '잭팟' 현대건설, 탄탄한 재무구조 바탕으로 외형성장 지속…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수익성도 제고
현대건설은 올해도 외형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32조4906억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액(29조900억원)의 111.7%를 달성했다. 특히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로 해외 수주액이 전년 대비 80.3% 증가한 12조8684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신한울 원자력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비롯해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지하화공사, GTX-C 등 수도권 교통망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품었다. 전체 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0조49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업계 최상위 수준의 AA-(안정적) 등급과 탄탄한 재무구조에 의한 경영 안정성을 기반으로 시장의 신뢰를 견고히 하고 있다. 전날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600억원 모집에 685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해 4.3대 1의 초과수요를 달성하며 재무 경쟁력을 확인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매출 목표는 29조 7000억원이다. 샤힌 프로젝트와 국내 주택 부문의 매출이 견조한 가운데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매출을 통해 이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핵심분야 초격차 기술 확보와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 대형원전을 포함한 소형모듈원전(SMR)과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반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또 독보적인 사업역량을 인정받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비경쟁·고부가가치의 해외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를 돌파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전력중개거래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에너지 그리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며 “수소·CCUS 등 지속가능한 핵심기술과 최상의 주거가치를 위한 미래형 주거공간 건설기술을 내재화·고도화하여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