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AI(인공지능) 기술 경쟁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AI 역량으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AI는 지난해 태동기를 넘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 제작 효율 극대화를 위해 AI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손쉽게 게임 셋(Asset)을 제작하고,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파이널스 대표 이미지. (사진=넥슨)
넥슨은 2017년 AI 전담 조직 인텔리전스랩스를 신설해 AI 기술과 게임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넥슨의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는 성우의 녹음 없이도 AI가 생성한 음성을 게임 내 NPC에 입히는 기술이다. 넥슨은 스웨덴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더 파이널스’의 캐릭터에 AI가 생성한 음성을 사용하는 등 향후 자사의 게임에 AI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넥슨은 NPC가 일정한 대사만 반복하는 대신 이용자의 개별 플레이에 맞는 대화를 이어가는 AI NPC 기능도 연구 중이다. AI NPC가 이용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조언해주거나, 게임 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등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엔씨소프트의 한국어 언어모델(LLM) '바르코'.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월 자체 개발한 한국어 언어모델(LLM) ‘바르코’를 기반으로 AI 서비스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올해 상반기 중 공개한다.
엔씨소프트는 ‘바르코 스튜디오’의 ▲이미지 생성 ‘바르코 아트’ ▲텍스트 생성 ‘바르코 텍스트’ ▲디지털 휴먼 생성 ‘바르코 휴먼’ 등 핵심 기능을 앞세워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넷마블도 AI센터 ‘콜럼버스실’과 ‘마젤란실’에서 AI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콜럼버스실’은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을 연구하고, ‘마젤란실’은 ‘지능형 게임’ 제작을 맡아 AI 기반 음성 명령 기술과 기계번역을 연구하는 구조다.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대표 이미지.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오는 4월 출시하는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에 AI를 활용해 이상 행동을 보이는 이용자를 단속하고,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랭킹 및 거래소 시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내 AI 전담조직을 신설해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도입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학술대회인 ‘뉴립스 2023’에 총 5편의 논문을 등재하는 등 차세대 AI 기술 역량 확대에 힘쓰고 있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버추얼 프렌드’를 자사의 ‘PUBG: 배틀그라운드’ AI봇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용자들과 자연스럽게 멀티플레이 세션을 진행할 수 있게 NPC 스스로 게임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부여한다는 목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2일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는 게임 품질 개선뿐만 아니라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데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생성형 AI는 이제 개발사 입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기술이 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