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투자증권)

‘체질 개선’이란 최대 과제를 안은 하이투자증권이 ‘성무용 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자기자본 1조원대 중형사 도약을 앞둔 시점이지만 최근 잇딴 실적 악화로 성장 동력을 상실한 상황. 무엇보다 DGB금융지주가 내부 출신 인사를 내정한 것과 관련해 하이투자증권 내부에선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긴장감이 맴돈다.

■ '경영관리통' 성무용, 역성장 고리 끊을까

DGB금융지주는 이달 초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하이투자증권의 새 수장으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대구 출신의 성 신임 대표는 정통 ‘대구은행맨’이다. 1990년 대구은행으로 입행한 성 신임 대표는 DGB금융지주 내에서 전략기획 몇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도맡다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와 영업지원본부에서 부행장을 역임했을 만큼 그룹 내 ‘경영관리통’으로 꼽힌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책임감이 상당히 강한 분입니다. 지주에서 오랫동안 전략이나 기획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지주의 사업 방향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인물 중 하나죠. 소통에도 적극적입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은 포인트는 DGB금융지주가 2018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을 수장에 앉혔다는 점이다.

DGB금융지주는 앞서 김경규 대표와 홍원식 대표 등 여의도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 전문가들에게 운전대를 맡겨 왔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IB) 부문의 사업확대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금을 1조3000억원대까지 늘리도록 지원사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경규 전 대표 임기 당시 조금씩 나아지는 듯했던 실적은 2021년을 기점으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하이투자증권은 2022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77% 급감했던 데 이어 2023년에도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99.5%의 감소폭을 보이며 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 PF 익스포저는 1조59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9% 수준에 달한다.

■ 황병우 DGB금융 회장, 비은행 계열사 체질 개선 필수

이처럼 하이투자증권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DGB금융으로서도 지주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DGB금융지주 입장에서 현재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 중 최연소 회장에 오르는 황병우 신임 회장은 빠른 추진력을 바탕으로 영업력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내부 조직 개편 및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주사로서 안정적 수익구조 마련과 입지 확대를 위해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역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DG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4% 줄어든 132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DGB금융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당기순이익 추이는 2021년 5031억원에서 2022년 4016억원, 2023년 3878억원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기준 대구은행이 DGB금융 내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4%에 육박한다. 특히 이익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에 쏟아부으며 리스크 경계모드에 돌입한 상태. 만일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지주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진다.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현재 구도가 유지되면 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도는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때문에 하이투자증권은 성 신임 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대구은행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확대 등에 주력하는 동시에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리스크 강화 및 업무 효율화를 위해 일차적인 조직개편을 시행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새 회장 체제로 출범한 DGB금융지주 입장에선 보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지주의 전략을 속도감 있게 구현해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PF 관련 ‘꺾기 의혹’ 등이 불거진 만큼 바닥부터 점검, 전반적인 체질 개선과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