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손기호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차입금 증가와 1분기 적자전환 등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2000%를 넘어섰다. 대한항공은 입장에서는 합병을 앞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등 대한항공과의 합병 필요성에 힘을 싣는 격이 될 수도 있다.
■ 아시아나, 부채비율 2037% 상승…적자전환에 ABS 발행까지
24일 아시아나항공 분기보고서와 IR자료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부채비율은 별도기준 2037%로 뛰었다. 지난해 말 1462%로 줄었던 부채비율이 다시 오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먼저는 1분기 적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6330억원, 영업손실 312억원, 당기순손실 17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925억원에서 12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운영항공기 감가상각비 증가와 외주수리비용 증가, 유류비 및 운항비용 증가로 인해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차입금도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28일 3000억원의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했다. 이는 부동산이나 매출 채권 등의 보유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영자금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ABS 발행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125억원에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7611억원으로 늘었다. 담보가 있어서 채권 발행보다 금리가 낮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담보를 잡아야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신용도가 낮다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또 돈을 빌렸다는 것은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 여객기 보잉 737-8 (사진=대한항공)
■ 대한항공, 합병 당위성 확보…“미 경쟁당국 심사, 상반기 결론 기대”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합병 시 부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당장에는 합병에 대한 당위성을 높이는 격이 되기 때문에 긍정과 부정의 반반 입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합병 전이라 아시아나항공 부채 관련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두고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화물사업 매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3곳이 참여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출액은 35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한 것이지만, 전체 매출 내 비중은 18%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말 코로나19 관련 특수로 화물사업 시장 수요가 치솟으면서 당시 화물사업부 매출 비중은 73%(3조1393억원)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합병을 위한 경쟁당국의 심사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최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사실상 합병 승인이 난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경우 법무부가 소송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소송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이의가 없다는 의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미국 경쟁당국 승인)은 상반기 안으로 필요 절차를 다 마칠 예정”이며 “현재 순조롭게 협의 진행 중에 있다.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