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사옥 전경. (자료=DL이앤씨) 건설사들은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주택사업 호황기에 힘을 얻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확대되자 건설경기는 급격하게 악화했다. 건설사의 경영 지표도 나빠졌다. 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건설업 영업이익률은 3.0%로 2021년의 반토막 수준에 그쳤다. 몇 년 간의 호황기와 급격한 침체기 사이에서 건설사들의 경영 전략이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는 흐름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사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 반면 DL이앤씨는 온탕과 냉탕을 오 간 실적에도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고 있다. 28일 국내 신용평가사 3사의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DL이앤씨는 무보증사채 등급 'AA-/안정적'을 유지했다. DL이앤씨는 2019년부터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인 'AA-'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대부분은 ▲포스코이앤씨(A+/안정적) ▲롯데건설 (A+/부정적)▲GS건설(A/안정적) ▲HDC현대산업개발(A/안정적) ▲SK에코플랜트(A-/안정적) 등 'A등급'에 포진 중이다. DL이앤씨와 같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건설사는 현대건설 뿐이다. DL이앤씨의 이 같은 신용등급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7조9911억원, 영업이익은 33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3.5% 급감했다. 2021년에 영업이익률 12.5%를 기록하며 남다른 수익성을 보였으나 지난해는 4.0%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흐름은 1분기에도 이어졌다. 매출은 1조8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09억원으로 32.5% 감소했다. DL이앤씨,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DL이앤씨, 그래픽=뷰어스) 악화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은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1분기말 연결 기준 DL이앤씨의 순현금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1896억원 증가한 1조250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233억원이 증가한 반면 차입금은 337억원이 늘어난 것에 그쳤다. 주택경기 흐름이 일순간에 나빠지자 포트폴리오 변화에도 기민하게 나서면서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주택사업 수주 비중을 낮추고 토목과 플랜트 비중을 높인 게 대표적이다. 연초에 토목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40% 이상 높은 2조원을 제시했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 현장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022년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8943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을 쌓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까지 수주가 전무하다.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하반기에 한남5구역과 같은 우량 사업장 위주로 시공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신중한 수주 판단 덕분에 최근 건설업계에 생채기를 낸 부동산 PF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정비사업을 제외한 일반사업에 대한 PF우발채무금액(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등)은 올해 3월말 기준 8716억원이다. DL이앤씨의 현금성자산이 2조4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PF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하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DL이앤씨는 지난해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추가 신용공여 제공 등으로 PF우발채무 금액이 직전해 말 152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면서도 "4조7000억원의 우수한 자본완충력과 2조4000억원의 풍부한 현금성 자안을 감안하면 회사의 PF우발채무 부담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DL이앤씨의 포트폴리오 균형을 통한 실적 반등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2분기에 별도 기준 주택 매출이 착공 부진으로 둔화하고 있고 플랜트 부문 상반기 수주가 목표치 대비 아쉬운 모습이나 연간 목표치인 1만7000세대 주택 착공 진행은 원활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쟁사 대비 PF 위험 정도가 낮고 주택 원가율 개선 속도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원가율 개선과 플랜트 추가 수주에 어려움이 이어지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 그림이 명확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DL이앤씨, '냉정과 열정 사이'…굳건한 재무건전성으로 균형잡기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 'AA-/안정적' 유지…업계 최상위권
경기침체 따른 실적 악화 속에서도 재무건전성 통한 반등 기대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6.28 12:25 의견 0
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사옥 전경. (자료=DL이앤씨)

건설사들은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주택사업 호황기에 힘을 얻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확대되자 건설경기는 급격하게 악화했다. 건설사의 경영 지표도 나빠졌다. 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건설업 영업이익률은 3.0%로 2021년의 반토막 수준에 그쳤다.

몇 년 간의 호황기와 급격한 침체기 사이에서 건설사들의 경영 전략이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는 흐름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사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 반면 DL이앤씨는 온탕과 냉탕을 오 간 실적에도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고 있다.

28일 국내 신용평가사 3사의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DL이앤씨는 무보증사채 등급 'AA-/안정적'을 유지했다.

DL이앤씨는 2019년부터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인 'AA-'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대부분은 ▲포스코이앤씨(A+/안정적) ▲롯데건설 (A+/부정적)▲GS건설(A/안정적) ▲HDC현대산업개발(A/안정적) ▲SK에코플랜트(A-/안정적) 등 'A등급'에 포진 중이다. DL이앤씨와 같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건설사는 현대건설 뿐이다.

DL이앤씨의 이 같은 신용등급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7조9911억원, 영업이익은 33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3.5% 급감했다. 2021년에 영업이익률 12.5%를 기록하며 남다른 수익성을 보였으나 지난해는 4.0%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흐름은 1분기에도 이어졌다. 매출은 1조8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09억원으로 32.5% 감소했다.

DL이앤씨,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DL이앤씨, 그래픽=뷰어스)

악화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은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1분기말 연결 기준 DL이앤씨의 순현금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1896억원 증가한 1조250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233억원이 증가한 반면 차입금은 337억원이 늘어난 것에 그쳤다.

주택경기 흐름이 일순간에 나빠지자 포트폴리오 변화에도 기민하게 나서면서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주택사업 수주 비중을 낮추고 토목과 플랜트 비중을 높인 게 대표적이다. 연초에 토목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40% 이상 높은 2조원을 제시했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 현장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022년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8943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을 쌓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까지 수주가 전무하다.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하반기에 한남5구역과 같은 우량 사업장 위주로 시공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신중한 수주 판단 덕분에 최근 건설업계에 생채기를 낸 부동산 PF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정비사업을 제외한 일반사업에 대한 PF우발채무금액(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등)은 올해 3월말 기준 8716억원이다. DL이앤씨의 현금성자산이 2조4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PF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하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DL이앤씨는 지난해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추가 신용공여 제공 등으로 PF우발채무 금액이 직전해 말 152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면서도 "4조7000억원의 우수한 자본완충력과 2조4000억원의 풍부한 현금성 자안을 감안하면 회사의 PF우발채무 부담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DL이앤씨의 포트폴리오 균형을 통한 실적 반등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2분기에 별도 기준 주택 매출이 착공 부진으로 둔화하고 있고 플랜트 부문 상반기 수주가 목표치 대비 아쉬운 모습이나 연간 목표치인 1만7000세대 주택 착공 진행은 원활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쟁사 대비 PF 위험 정도가 낮고 주택 원가율 개선 속도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원가율 개선과 플랜트 추가 수주에 어려움이 이어지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 그림이 명확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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