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 진위 등을 놓고 양측이 마지막 법리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대리인들은 전날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2심 재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이 SK그룹 자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데 대해 “입증된 것이 없는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뤄진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SK C&C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을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한 것을 두고 치명적인 오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 근거인 주식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에 재산분할 금액도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법무대리인도 보강됐다. 특히 노 관장 측의 법무 대리인 중에는 대법원장과 친분 관계가 있는 변호사가 합류해 주목된다.
최 회장 대리인단에는 홍승면(60, 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51, 28기)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홍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지내고 지난 2월 물러났다.
노 관장 측은 법무법인 하정의 최재형(68, 13기)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68, 13기) 변호사를 법무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특히 최 의원과 강명훈 변호사는 조희대(67, 13기)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최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후보 당시 “30여년 함께 가까이 지내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노 관장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법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이 건강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했다. 이후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됐고, 2020년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