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블라인드 캡쳐
"페이코 포인트 잘못 들어온 것 같은데, 써도 될까?"
최근 블라인드 게시판에 '페이코 포인트가 잘못 들어왔다'는 게시물이 몇 개 올라왔다. 뷰어스 취재 결과, '페이코 우리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일부에게 포인트가 잘못 지급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페이코 측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오지급된 포인트를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지급 금액은 1억원 상당으로 아직 전액 회수는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페이코 우리체크카드'는 실적 조건 및 최소 결제금액 조건 없이 결제 금액의 1.5%를 페이코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카드다. 월 최대 1만 포인트 적립 가능하다. 2019년 10월 단종됐다.
고객들은 통상 1만원 이하로 적립되던 포인트가 갑자기 몇십만원 상당으로 들어오자 포인트를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 포인트 오지급은 은행에서 고객 계좌에 오입금한 것과 비슷하다. 오지급 받은 고객이 포인트를 반환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민사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고객들은 환수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포인트 오지급은 왜 발생한 것일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인트 지급은 페이코 담당 직원의 '수기 입력'으로 이뤄진다. 이번 사안의 경우, 고객의 카드 사용 실적의 1.5%를 계산해 입력해야 할 것을, 사용 금액 전체를 입력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휴먼 에러'인 셈.
이러한 방식은 필연적으로 오지급이나, 횡령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이 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실시간으로 고쳐서 그렇지, 수기입력 방식은 근본적으로 운영 이슈가 및 휴먼 에러가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페이코 관계자는 이번 오지급 사태와 관련 "일부 제휴사와의 공동 이벤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며 "현재는 관련 오류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프로세스와 시스템 개선을 완료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페이코의 고객 리워드 프로세스는 시스템 상에서 기록 및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실한 운영과는 달리, 페이코의 주요 서비스들은 모두 '포인트'로 통한다.
페이코 포인트는 선불충전결제수단으로, 다른 결제 수단과 달리 중간 채널이 없어 이들 중간에 제공할 수수료를 이용자 혜택으로 리워드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페이코는 올 초부터 금융 및 결제 사업부문 체질 개선 작업을 계속하는 가운데 '포인트 쿠폰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 2월 열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페이코는 매출에 기여하는 기업 복지 솔루션, 포인트 쿠폰 서비스 사업 역량을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특히 티메프 사태로 선불전자지급수단들의 구멍이 확연히 드러나면서, 대대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통해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체의 등록 면제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선불충전금에 대해 100% 예치·신탁을 의무화해 선불업자가 파산하더라도 선불충전금의 환급을 보장하기로 했다. 페이 업계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