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유 산업의 개척자’로 불리는 김선동(사진) 전 에쓰오일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에쓰오일(S-OIL)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1963년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에 공채 1기로 입사해 정유 산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1974년 정유업 진출을 추진하던 김성곤 쌍용그룹 회장에게 발탁돼 쌍용양회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쌍용정유 설립을 주도했다.
1991년 쌍용정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란 자본이 철수한 자리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로 대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아람코에 회사 지분 35%를 넘기고 4억 달러의 투자와 20년 원유 장기 공급을 보장 받게 됐다.
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국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노력으로 1996년에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0년 3월 쌍용정유를 에쓰오일로 이름을 바꾼 것도 김 회장이다. 2007년까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으며 정유사 최장수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로 역임했다.
에쓰오일에서 퇴임한 후에는 ‘빈곤의 대물림을 막자’며 2008년 미래국제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국내외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환경보호와 의료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재단은 서울대 등 전국의 대학교와 의료기관에 총 300억원 이상을 기부하며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했다. 이 공로로 김 전 회장은 2010년 울산대 발전공로상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와 세 자녀가 있다. 장례는 13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지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