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서린사옥 (사진=SK그룹)

SK그룹이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조직의 세대 전환과 구조 효율화에 무게를 실었다. 임원 숫자는 축소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젊은 임원 비중을 높였고 AI 중심 조직을 확대해 미래 투자 방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SK그룹은 4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사에서 결정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 및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지난 10월 사장단 인사에서 강조된 ‘현장 중심·실행 중심’ 기조를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한 성격을 띤다.

■ 임원은 5년째 감소…1980년대생 신규 임원 20%

신규 선임된 임원은 85명이다. SK의 임원 규모는 165명(2022년)→145명(2023년)→80명(2024년)→75명(2025년)→85명(2026년) 흐름을 이어가며 소수정예 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올해 신규 임원의 20%인 17명이 1980년대생으로 채워졌고, 40대 비중은 60%를 넘었다. 여성 신규 임원 8명 중 6명도 1980년대생이다. 평균 연령은 만 48.8세로 지난해(49.4세)보다 낮아졌다. 최근 5년간 평균 연령 추이는 48.5세→49세→48.5세→49.4세→48.8세로 이어졌다. 최연소 신규 임원은 1983년생 안홍범 SK텔레콤 Network AI/DT 담당이다.

올해 조직개편은 크게 ‘임원 조직 강소화’와 ‘AI 역량 확장’이라는 두 방향으로 진행됐다. 전체 임원을 축소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미래성장 기반인 AI 관련 조직은 오히려 넓히는 방식이다.

■ 에너지·화학 밸류체인 통합, AI 중심 재편 가속

사장단에서는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이 SK지오센트릭 대표를 겸직한다. 에너지–화학 밸류체인을 하나의 축으로 관리하며 투자·운영 전략을 조정하려는 것으로 원가·공정·시장 측면에서의 시너지 확보가 목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역별 AI 리서치센터를 신설하고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총괄해 연구·개발 전략의 일관성을 강화한다. 글로벌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CEO 직속으로 ‘AX단(Agile Transformation)’을 설치해 조직 운영의 속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SK에코플랜트는 건축 솔루션과 에너지(AI 데이터센터 등) 사업을 통합해 ‘AI 솔루션 사업’을 출범시키며 기존 EPC 중심에서 데이터센터·AI 기반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한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장 실행력 강화, 내실 경영, 차세대 리더 육성을 통해 본원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라며 “각 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