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조선·전력기기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 속에 정유·건설기계 부문의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전반의 수익성이 회복되며 ‘다핵(多核) 포트폴리오’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 매출 18조2천억·영업익 1조7천억…3배 이상 급증
HD현대는 3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 2243억 원, 영업이익 1조 70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영업이익은 무려 294.5% 급증했다. 2분기 적자였던 HD현대오일뱅크의 흑자 전환과 HD현대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의 실적 개선이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 조선, 고선가 선박 효과에 ‘1조 클럽’ 진입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매출 7조 5,815억 원, 영업이익 1조 53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4%, 164.5%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냈다.
HD현대중공업이 매출 4조 4179억원, 영업이익 5573억원으로 실적 성장을 주도했고, HD현대삼호(매출 1조 9665억원, 영업익 3064억원)와 HD현대미포(매출 1조 3003억원, 영업익 2008억원)도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미포조선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70% 이상 급증하며 고선가 선박 수주 효과를 입증했다. HD현대마린엔진도 고부가가치 엔진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이 130% 이상 증가한 203억 원을 기록했다.
■ HD현대오일뱅크, 정제마진 개선으로 ‘흑자전환’
에너지 부문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 3285억 원, 영업이익 1912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둔화 속에서도 정제마진 상승과 공정 효율화로 1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러시아산 제품 공급 차질과 미국 서부 정유공장 가동 차질, 동절기 수요 확대 등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면서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이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에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전력기기·건설기계 ‘동반 호조’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변압기 판매 증가로 매출 9954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4.8%로, 지난해 4분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은 글로벌 시장 회복과 AM(애프터마켓) 사업 확대로 매출 2조 526억원, 영업이익 143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5.8%, 96.7% 증가하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 ‘효율과 친환경’ 중심의 체질 강화
HD현대는 올해 들어 조선·전력·에너지·기계 등 각 부문이 수익 구조를 재정비하며 ‘멀티코어 수익원’을 강화하고 있다. 조선 부문이 안정적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이익 체력을 높이는 가운데, 에너지 부문은 고부가 정유·석유화학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최종현 HD현대 CFO는 “생산 효율성과 친환경 기술 투자를 병행해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해양 신산업 기회를 동시에 선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