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들의 라이선스 갱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업자들은 금융당국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라이선스 갱신은 가상자산사업자에겐 '생사여탈권'이나 다름없다. 특히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갱신인만큼, 당국의 판단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체크리스트는 없다. 기준은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것. 그러나 어디에서든 돌발 변수는 나올 수 있다. 라이선스 갱신을 앞둔 가상자산 5대 사업자(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전략과 취약점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주
코빗의 고객 예치금 이용료 지급 공지./자료=코빗 홈페이지 캡처
'대한민국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근본 거래소'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의 광고 문구다. 업비트나 빗썸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영세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자부심만큼은 최고다.
코빗은 그 자부심답게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라이선스 갱신 역시 코빗은 우여곡절 없이 일찍이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빗에 있어 가장 상징적인 부분은 시중 은행과의 협력관계다. 코빗은 6년 째 신한은행과 실명 계좌 제휴계약을 맺고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고팍스가 전북은행과 '시한부' 제휴를 맺으면서 한차례 곤혹을 치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지난달 초에는 코빗 산하 리서치센터에서 100번째 보고서인 ‘우리가 믿지 말아야 할 10가지 Myths’를 발간해 가상자산거래소로서의 신뢰감을 높이기도 했다.
지난 2일 열린 코빗의 이상거래 상시감시위원회 발족식에는 코빗 오세진 대표, 양진호 감사, 진창환 변호사와 김·장법률사무소 김준영 변호사, 정영기 변호사, 신상훈 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자료=코빗
코빗은 시장 질서 부분에서도 안정적인 포지션을 지켜나가고 있다.
지난 2일 코빗은 가상자산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상거래 상시감시위원회'를 발족했다고 4일 밝혔다. 자체 개발한 이상거래 상시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호가 정보를 수집하고,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 거래를 적출하는 등 거래 관련 전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코빗 오세진 대표는 "이상거래 상시감시위원회를 통해 단순한 외형적 감시 업무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전했다.
이는 최근 빗썸에서 이상거래 신호를 적시에 포착하지 못해 금감원 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도 대비되는 지점이다. 빗썸 또한 감시위원회가 있지만 이상거래를 '사전'에 포착해 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코빗의 가장 큰 자신감은 연 2.5%라는 이용료율에서 나온다. 현재로선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때 빗썸이 4% 이용료율을 내걸었다 철회하면서 코빗이 1위 자리를 지켰다. 9월 현재 이용료율은 코인원 2.3%, 빗썸 2.2%, 업비트 2.1%, 고팍스 1.3% 순이다.
국회 김주영 의원실에 따르면 코빗은 이용자 14만 5000명에게 현재까지 세후 총 5천211만 7000원의 이용료를 지급했다. 지난해 말 코빗 예치금 564억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년에 14억원 정도를 이용료로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코빗은 2021년 매출 226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43억원, 2023년 17억원 순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문제는 최고 수준의 이용료율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코빗은 예치금 이용료율은 한달 주기로 공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공지는 9월 이용료율로, 연 2.5%, 기한은 9월 30일 까지다. 코빗 관계자는 "이용료율의 경우 향후 영업 및 재무 상황을 고려해 유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