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토론회/사진=연합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나 '1거래소-다자은행'과 같은 파격적인 공약이 쏟아지는 가운데, P2E(Play to Earn)로 대변되는 '게임 코인'들에는 오히려 그림자가 드리웠다. 정치권이 가상자산 관련 파격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블록체인 게임'에는 유독 선을 그으면서 관련 코인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N'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긴축 통화인 가상자산 NXPC를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했다.

넥슨은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지 못했지만, 관련 코인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시켰다. NXPC는 상장 당일 4352원에 거래가 시작됐는데, 일주일새 시세가 반토막났다가 최근 가격을 회복 중이다.

여타 게임 코인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와 컴투스홀딩스의 엑스플라(XPLA) 등 게임 코인들도 현재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임 코인들의 약세는 '블록체인 게임'과 '게임 코인'이 정책적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비롯됐다. 현재 국내에선 게임을 통해 코인을 벌고, 이를 돈으로 전환하는 P2E를 금지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P2E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허용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대선 주자 가운데 P2E에 우호적인 후보는 현재로선 없는 상황.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P2E를 반대하는 등 언급조차 꺼리고 있다.

업계에선 게임 코인들이 게임의 재미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넥슨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는 블록체인 게임과 토크노믹스가 순환되는 구조적 생태계를 지향하며 새로운 유니버스를 확장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많은 게임 코인들이 비판을 받는 것처럼, 게임을 코인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표적인 게임 코인인 위믹스가 유통량 조절 실패와 해킹 이슈로 신뢰를 상실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은 오히려 '코인'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다음달 2일 위믹스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위메이드 측은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담합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태. 위믹스의 가격은 상폐 확정 당일 40% 폭락한 이후 줄곧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의 경우 여러 차례 소명 기회가 있었음에도 거래소들에 각을 세우고 있다"며 "신뢰 회복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P2E는 언급 자체도 꺼릴 만큼 민감한 영역"이라며 "정책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