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주택가 가운데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매장 입구. (사진=김성준 기자) 빨간 벽돌 주택들 사이로 난 골목길을 얼마간 들어가다 보면, 하얀 외벽에 검푸른색 기와, 나무로 된 문까지 ‘옛날 부잣집’이 떠오르는 저택이 눈에 들어옵니다. 건물 입지도 첫인상도 도저히 카페로는 보이지 않지만, 명패 자리를 보면 작은 ‘스타벅스 리저브’ 간판이 걸려있죠. 스타벅스가 10번째로 문을 연 스페셜 매장 ‘장충라운지R점’입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는 1층 매장과 정원으로 이어진 계단이 보이고, 그 옆에는 지하1층 차고지를 벽화로 꾸민 특별한 로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조명 속 은은한 불빛이 박물관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내는데요. 벽화 주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고, 스마트폰을 벽화에 비추어 보면 커피 원두가 재배지에서 수확과 로스팅을 거쳐 한잔의 커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증강현실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로비를 지나면 다시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넓직한 대기 공간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대기 공간은 매장 이용 전 방문객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조성됐다고 하는데요. 벽면을 각종 커피 드리퍼 등이 가득 채워져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직 매장에 들어서기 전인데도 ‘특별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가득 심어주죠.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매장 내부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대기 공간을 지나 펼쳐지는 본격적인 매장은 좀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나무계단과 이어지는 짙은 녹색 벽지, 천장에 설치된 샹들리에는 ‘레트로’ 느낌을 한층 더해주죠. 테이블이 설치된 각각의 방은 벽난로가 설치된 응접실, 음악을 감상하는 뮤직룸 등 저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며졌는데요. 검은색과 황토색 가죽 소파 등 1960년대에 제작된 가구를 배치해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 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도 특별합니다. 커피 원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여느 리저브 매장과 같지만, 카운터에서 주방까지 탁 트여 있어 커피 주문 후 음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밑에서 위로 추출되는 ‘보텀필’ 방식 에스프레소 머신이 설치됐는데요. 일반 추출 방식과 비교해 더 부드러운 풍미와 함께, 고객이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와 얼굴을 마주보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커피 초보자라 해도 바리스타에게 직접 커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죠. 카운터와 연결된 한쪽 끝에는 ‘장충라운지R점’을 가장 특별하게 해주는 ‘믹솔로지 바’가 마련됐습니다. 스타벅스는 ‘믹솔로지’를 다양한 재료를 혼합한 칵테일 또는 문화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해외 매장에서만 운영되던 ‘믹솔로지 바’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장충라운지R점’이 처음입니다. 스타벅스는 앞서 속초 영랑호리조트점에서도 칵테일을 선보였었는데요. 해당 매장에서 얻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국내 칵테일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본격적으로 ‘믹솔로지 바’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에서 판매하는 칵테일 4종. (왼쪽부터)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 딸기 레몬 보드카 블렌디드,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 화이트 모스카토 상그리아. (사진=김성준 기자) ‘장충라운지R점’에서 판매하는 칵테일은 총 11종인데요. 글로벌 스타벅스 메뉴 3종을 제외하면 8종 모두 스타벅스 코리아 음료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뉴입니다. 이 중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 4종을 시음해 봤는데요.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는 부드러운 에스프레소 크림 뒤로 진한 위스키 풍미와 콜드브루의 깔끔한 맛을,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는 에스프레소 거품에 어우러진 유자의 상큼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각각 12도와 10도로 꽤 높은 편이었는데요. 전자는 위스키 향을 좀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었고, 후자는 보드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아 가볍게 즐기기 좋은 맛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같은 원두를 같은 기계로 추출해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런 스타벅스 프랜차이즈의 ‘보편적인 경험’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이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지만, 최근 ‘특별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스타벅스도 변화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스타벅스가 최근 특별한 장소에 고유의 정체성을 더한 ‘스페셜 스토어’를 꾸준히 선보인 것도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였죠. ‘특별한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확실히 색다른 경험이지만, 그동안 스타벅스가 추구하던 ‘보편적인 경험’과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이런 ‘특별함’을 새롭게 스타벅스만의 ‘보편적인 경험’으로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전 세계 어느 스타벅스 매장을 가더라도 현지만의 특별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인데요. 한국 스타벅스 매장의 믹솔로지 바에서는 한국만의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식이죠. 스타벅스 관계자는 “그동안 스페셜 매장을 운영하면서 한국에서도 커피 외에 특별한 음료, 특별한 푸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이 생겼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기존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등 공통 메뉴의 보편적인 맛은 유지하면서, 각국 매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스타벅스의 또 다른 공통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성준의 도시락] "카페에서 칵테일을?"…스타벅스, 특별함의 보편화

주택가에 자리한 리저브 전용 매장 ‘장충라운지R점’, 1960년대 분위기 ‘물씬’
바리스타와 고객 면대면 소통 강화, 편안하게 커피 즐기는 분위기로 매장 꾸며
‘특별함’ 화룡점정 ‘믹솔로지 바’…“매장마다 새로운 경험 또 다른 공통점으로”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9.15 07:00 의견 0
서울시 중구 주택가 가운데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매장 입구. (사진=김성준 기자)

빨간 벽돌 주택들 사이로 난 골목길을 얼마간 들어가다 보면, 하얀 외벽에 검푸른색 기와, 나무로 된 문까지 ‘옛날 부잣집’이 떠오르는 저택이 눈에 들어옵니다. 건물 입지도 첫인상도 도저히 카페로는 보이지 않지만, 명패 자리를 보면 작은 ‘스타벅스 리저브’ 간판이 걸려있죠. 스타벅스가 10번째로 문을 연 스페셜 매장 ‘장충라운지R점’입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는 1층 매장과 정원으로 이어진 계단이 보이고, 그 옆에는 지하1층 차고지를 벽화로 꾸민 특별한 로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조명 속 은은한 불빛이 박물관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내는데요. 벽화 주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고, 스마트폰을 벽화에 비추어 보면 커피 원두가 재배지에서 수확과 로스팅을 거쳐 한잔의 커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증강현실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로비를 지나면 다시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넓직한 대기 공간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대기 공간은 매장 이용 전 방문객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조성됐다고 하는데요. 벽면을 각종 커피 드리퍼 등이 가득 채워져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직 매장에 들어서기 전인데도 ‘특별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가득 심어주죠.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매장 내부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대기 공간을 지나 펼쳐지는 본격적인 매장은 좀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나무계단과 이어지는 짙은 녹색 벽지, 천장에 설치된 샹들리에는 ‘레트로’ 느낌을 한층 더해주죠. 테이블이 설치된 각각의 방은 벽난로가 설치된 응접실, 음악을 감상하는 뮤직룸 등 저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며졌는데요. 검은색과 황토색 가죽 소파 등 1960년대에 제작된 가구를 배치해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 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도 특별합니다. 커피 원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여느 리저브 매장과 같지만, 카운터에서 주방까지 탁 트여 있어 커피 주문 후 음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밑에서 위로 추출되는 ‘보텀필’ 방식 에스프레소 머신이 설치됐는데요. 일반 추출 방식과 비교해 더 부드러운 풍미와 함께, 고객이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와 얼굴을 마주보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커피 초보자라 해도 바리스타에게 직접 커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죠.

카운터와 연결된 한쪽 끝에는 ‘장충라운지R점’을 가장 특별하게 해주는 ‘믹솔로지 바’가 마련됐습니다. 스타벅스는 ‘믹솔로지’를 다양한 재료를 혼합한 칵테일 또는 문화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해외 매장에서만 운영되던 ‘믹솔로지 바’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장충라운지R점’이 처음입니다. 스타벅스는 앞서 속초 영랑호리조트점에서도 칵테일을 선보였었는데요. 해당 매장에서 얻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국내 칵테일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본격적으로 ‘믹솔로지 바’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에서 판매하는 칵테일 4종. (왼쪽부터)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 딸기 레몬 보드카 블렌디드,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 화이트 모스카토 상그리아. (사진=김성준 기자)

‘장충라운지R점’에서 판매하는 칵테일은 총 11종인데요. 글로벌 스타벅스 메뉴 3종을 제외하면 8종 모두 스타벅스 코리아 음료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뉴입니다. 이 중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 4종을 시음해 봤는데요.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는 부드러운 에스프레소 크림 뒤로 진한 위스키 풍미와 콜드브루의 깔끔한 맛을,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는 에스프레소 거품에 어우러진 유자의 상큼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각각 12도와 10도로 꽤 높은 편이었는데요. 전자는 위스키 향을 좀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었고, 후자는 보드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아 가볍게 즐기기 좋은 맛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같은 원두를 같은 기계로 추출해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런 스타벅스 프랜차이즈의 ‘보편적인 경험’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이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지만, 최근 ‘특별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스타벅스도 변화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스타벅스가 최근 특별한 장소에 고유의 정체성을 더한 ‘스페셜 스토어’를 꾸준히 선보인 것도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였죠.

‘특별한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확실히 색다른 경험이지만, 그동안 스타벅스가 추구하던 ‘보편적인 경험’과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이런 ‘특별함’을 새롭게 스타벅스만의 ‘보편적인 경험’으로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전 세계 어느 스타벅스 매장을 가더라도 현지만의 특별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인데요. 한국 스타벅스 매장의 믹솔로지 바에서는 한국만의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식이죠.

스타벅스 관계자는 “그동안 스페셜 매장을 운영하면서 한국에서도 커피 외에 특별한 음료, 특별한 푸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이 생겼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기존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등 공통 메뉴의 보편적인 맛은 유지하면서, 각국 매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스타벅스의 또 다른 공통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