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다니엘 핀토(Daniel Pinto) JP모건체이스 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면담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견해를 나누었다./사진=금융위 금융위원회의 제4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심사기준 공개가 늦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요구와 업계의 준비 속도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신규 인가 심사기준과 절차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해를 넘기기 전 신규 인가 기준을 확정하고 내년 중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포용성 ▲실현 가능성 등이 제4인뱅 신규 인가의 주된 심사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향후 예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2019년 토스뱅크 인가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세번째 신규 인가 가이드라인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인뱅 3사에 금융위가 요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제4인뱅 도전자들 앞에 놓인 미션 키워드는 '혁신', '포용', '경쟁' 세가지로 압축된다. 인터넷은행으로선 산업적으로 '혁신'을 이루면서도, 국민에게는 '포용'금융을 열어주고, 은행업권 안에서는 '메기' 역할을 하며 경쟁을 촉진해야 하는 미션임파서블 상태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를 처음 설명한 2015년 6월로 돌아가보면, 당시의 인가 심사 기준은 ▲혁신성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금융 산업 발전 및 경재력 강화 ▲해외 진출 가능성 등 지극히 '산업적' 관점이었다. 그러다 2021년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과 함께, '30%'라는 목표치를 내걸면서 미션 우선순위에 '포용'이 자리잡게 됐다. 이후 토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숫자 맞추기'에 혈안이 됐다. 어느새 인터넷은행들의 보도자료에도 '혁신성'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포용금융' 지분이 확대됐다. 혁신과 안정, 포용에 더해 제4인뱅에 도전장을 낸 사업자들은 '자본조달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전통 금융기관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요구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도전장을 낸 더존뱅크, 소소뱅크, 유뱅크, 케잇디뱅크 등은 은행권과의 컨소시엄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선뜻 제4인뱅 대전에 참전하지는 않고 있다. 올 초부터 컨소시엄 합류 가능성이 시사됐던 IBK기업은행이나 농협은행 또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신한은행 또한 더존뱅크와의 컨소시엄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만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했다. 한편 현재 인뱅 3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견고한 길을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자가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살아남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올해 3분기 모든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 둔화 및 견조한 이익 시현 등으로 자본이 늘며 전분기 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7일 공개한 '2024년 9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 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9월 말 기준 총자본비율은 15.85%로 전분기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모범생으로 평가되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비전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 명 ▲자산 100조 ▲수수료 · 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 양적 · 질적 성장을 모두 도모하는 중장기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자본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제고해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으로 영업이익 성장을 높여 ROE(자기자본이익률)도 15%까지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금융 플랫폼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주주가치로 전환하는 주주환원정책도 균형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인뱅 관계자는 "제4인뱅이 크게 두려운 상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생각보다 인뱅으로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4인뱅,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있을까

금융위, 제4인뱅 심사기준 발표 늦어지는 이유는?
은행들 제4인뱅 컨소시엄에 합류 '주저'...혁신성 입증 어렵나
인뱅 3사, 사상 최대 실적 달성...제4인뱅 "두렵지 않다"

황보람 기자 승인 2024.11.28 08:39 | 최종 수정 2024.11.28 09:26 의견 0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다니엘 핀토(Daniel Pinto) JP모건체이스 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면담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견해를 나누었다./사진=금융위


금융위원회의 제4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심사기준 공개가 늦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요구와 업계의 준비 속도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신규 인가 심사기준과 절차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해를 넘기기 전 신규 인가 기준을 확정하고 내년 중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포용성 ▲실현 가능성 등이 제4인뱅 신규 인가의 주된 심사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향후 예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2019년 토스뱅크 인가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세번째 신규 인가 가이드라인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인뱅 3사에 금융위가 요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제4인뱅 도전자들 앞에 놓인 미션 키워드는 '혁신', '포용', '경쟁' 세가지로 압축된다.

인터넷은행으로선 산업적으로 '혁신'을 이루면서도, 국민에게는 '포용'금융을 열어주고, 은행업권 안에서는 '메기' 역할을 하며 경쟁을 촉진해야 하는 미션임파서블 상태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를 처음 설명한 2015년 6월로 돌아가보면, 당시의 인가 심사 기준은 ▲혁신성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금융 산업 발전 및 경재력 강화 ▲해외 진출 가능성 등 지극히 '산업적' 관점이었다.

그러다 2021년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과 함께, '30%'라는 목표치를 내걸면서 미션 우선순위에 '포용'이 자리잡게 됐다. 이후 토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숫자 맞추기'에 혈안이 됐다. 어느새 인터넷은행들의 보도자료에도 '혁신성'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포용금융' 지분이 확대됐다.

혁신과 안정, 포용에 더해 제4인뱅에 도전장을 낸 사업자들은 '자본조달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전통 금융기관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요구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도전장을 낸 더존뱅크, 소소뱅크, 유뱅크, 케잇디뱅크 등은 은행권과의 컨소시엄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선뜻 제4인뱅 대전에 참전하지는 않고 있다. 올 초부터 컨소시엄 합류 가능성이 시사됐던 IBK기업은행이나 농협은행 또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신한은행 또한 더존뱅크와의 컨소시엄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만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했다.

한편 현재 인뱅 3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견고한 길을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자가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살아남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올해 3분기 모든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 둔화 및 견조한 이익 시현 등으로 자본이 늘며 전분기 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7일 공개한 '2024년 9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 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9월 말 기준 총자본비율은 15.85%로 전분기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모범생으로 평가되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비전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 명 ▲자산 100조 ▲수수료 · 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 양적 · 질적 성장을 모두 도모하는 중장기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자본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제고해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으로 영업이익 성장을 높여 ROE(자기자본이익률)도 15%까지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금융 플랫폼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주주가치로 전환하는 주주환원정책도 균형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인뱅 관계자는 "제4인뱅이 크게 두려운 상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생각보다 인뱅으로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