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넥슨관에 몰린 인파. (사진=넥슨)
국내 게임사들이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 개발 환경에 변화를 준다. 급변하는 시장에 맞춰 전문성과 창의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용 불안 등의 우려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는 핵심 게임 IP 3종을 각각 독립 스튜디오로 분사했다. 각각 '쓰론앤리버티', '택탄', 'LLL' 3종으로, 엔씨는 각 스튜디오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엔씨소프트의 분사로 국내 대형 게임사 대다수가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확립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은 핵심 IP '던전앤파이터'에 기반한 작품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을 개발하고 있으며, 넥슨게임즈에서는 '퍼스트 디센던트'를, 지난 4월 독립한 민트로켓은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선보인 바 있다.
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펍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엔 신작 '인조이'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인조이스튜디오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AI 게임을 전문으로 다루는 렐루게임즈에서는 '마법소녀 루루핑', '언커버 더 스모킹 건'과 같은 색다른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밖에도 넷마블은 넷마블네오·넥서스·몬스터라는 이름의 자회사를 두었으며, 웹젠 역시 노바·레드코어·넥스트 등 개발 스튜디오를 통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적극 운용하고 있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IP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MMORPG 장르의 인기가 한풀 꺾이며 캐주얼·FPS·방치형 등 다양한 장르가 각광받는 상황에서, 대형 신작 1종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기존 체제보다 안정적인 방식이라는 평가다.
또 급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각 스튜디오에 부과한 자율성을 기반으로 전문성·창의성을 확보하고, 작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고용 불안의 위험성이 제기된다. 앞서 많은 글로벌 게임사들이 비판받은 것처럼 개발 스튜디오를 구축, 혹은 영입한 뒤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스튜디오 전체를 해고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선 엔씨소프트가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스튜디오를 분사 결정을 내려,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구성원들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28일 임시 주총에서 "이번 분사는 본사의 영향을 받지 말고 도전적으로 개발해보라는 취지로 이해해달라"며 "직원이나 게임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