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긴급담화문 발표 모습(왼쪽), 주한 미국 대사관의 자국민에 주의 당부 메시지. (사진=방송 및 미국 대사관 SNS 엑스(X) 계정 갈무리)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스웨덴 총리의 한국 방문 일정이 취소되는가 하면,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등 각국은 자국민에 한국에 대해 ‘방문 및 여행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4일 주한 스웨덴대사관에 따르면 5~7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한 일정이 취소됐다. ‘계엄령 사태’ 여파로 풀이되고 있다. 향후 방안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주한 스웨덴대사관 측은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방한이 연기됐다”며 “적절한 시점에 방한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스웨덴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실질 협력 방안과 지역·국제무대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5∼7일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이 예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을 파견하는 일이 있었다. 이후 국회는 이날 오전 0시경 긴급 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요구안을 표결해 190명의 재석 의원 전원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이에 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새벽 4시경 계엄을 해제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의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선포 직후 발표한 미국 시민 대상 안내사항(왼쪽)과 계엄령 해제 이후에도 주의를 당부한 미 대사관 SNS 엑스(X) 안내. (사진=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엑스(X) 갈무리)
하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등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도 자국민에게 한국에 대한 ‘여행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 “상황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미국 시민은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며 “공공장소에서는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일상적인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자국민에 경고했다.
앞서 영국 외무부도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행 권고사항을 홈페이지에 “(한국은) 계엄 선포 이후 상황이 전개 중”이라면서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고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고 올렸다.
주한 독일대사관은 “한국의 계엄령과 의회의 반응에 따라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외무성의 여행 정보를 확인하라”고 자국민에게 안내했다.
일본도 이번 사태 관련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향후 발표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이메일과 SNS 등을 통해 주의를 당부했다.
이 외에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관련해 주의하거나 한국 방문을 자제할 것으로 안내했다.
항공사나 여행 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해 방한 계획인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을 취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거나, 방한 계획인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은 피해가 얼마나 될지는 상황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