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신임 대표이사 (사진=LG이노텍)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에 선임된 지 1년이 됐지만, 올해 경영실적은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동차 전장 부품 분야 등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약속도 아직 미완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내년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전장 분야에 집중한 것도 전장 분야 확대가 부진한 데 대한 반성과 재도전의 문혁수 대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LG이노텍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미래 모빌리티 혁심 부품과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자동차 센싱, 통신, 조명 등 핵심부품 41종을 전시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열린 CES 당시와 같은 위치인 웨스트홀 초입에 오픈 전시 부스를 마련한다. 내년 1월 초 CES는 이전과 다른 점은 자동차 전장 분야를 선택해 집중 공략해 단독 테마로 기획했다는 점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CES를 차량 전장과 센싱 부품 관련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이에 모빌리티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전시 구성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 문혁수 CEO 1년, 전장 확대 약속 ‘아직’…애플 판매 줄어, 올해 실적 ‘암울’
LG이노텍이 전장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문혁수 대표는 내년 1월로 CEO에 오른 지 1년을 맞이한다. 그는 올해 초 CEO에 선임되며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동차 전장 분야와 반도체 기판 분야 등에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경영성과를 보면 여전히 애플 의존도가 높아 실적에 악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실적만 봐도 매출 5조6851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매출은 19.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89%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애플이 하반기에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판매가 지연됐고, 애플이 그간 LG이노텍에 줬던 공급 기회를 중국 업체들로 공급망 다양화를 꾀하면서 LG이노텍의 파이가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LG이노텍은 아이폰16에 카메라모듈인 폴디드줌과 액추에이터 등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16. (사진=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LG이노텍은 그간 광학솔루션 사업을 주력으로 키웠다. 이 사업부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 대부분은 애플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애플 판매가 줄어드면, 또는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면 LG이노텍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전체 실적도 암울하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 4분기 실적은 매출 6조3050억원, 영업이익 336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16.59%, 영업이익은 30.4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전체 매출은 20조8270억원, 영업이익 796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1.08% 증가, 영업이익은 4.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CES 2025’서 車 전장 올인…문 CEO “모빌리티 분야 사업핵심 삼을 것”
이에 LG이노텍은 이번 ‘CES 2025’를 모빌리티 분야 입지를 넓히는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센싱과 통신, 조명, 제어 기술력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 41종을 선보이고 고객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문혁수 CEO는 “LG이노텍은 이번 ‘CES 2025’에서 미래 모빌리티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별적 혁신 제품과 기술을 지속 선보이며, 모빌리티 부품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LG이노텍은 CES 2025에서 자율주행차 카메라 모듈 등 전장 핵심 부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LG이노텍의 차량용 조명 ‘넥슬라이드 A+’이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넥슬라이드’. (사진=LG이노텍)
구체적으로 보면, 차량 실내용 ‘고성능 인캐빈(In-Cabin) 카메라 모듈’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또 고성능 LiDAR’ 등 AD(자율주행)·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용 센싱 부품뿐 아니라 ‘5G-V2X 통신 모듈’,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도 선보인다. 최근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에 새롭게 추가된 ‘차량용 AP 모듈’ 등 차량 커넥티비티 제품도 전시한다.
이뿐 아니다. 넥슬라이드존을 별도로 만들어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차량 조명 모듈 ‘넥슬라이드 A+’ 등 LG이노텍의 독보적인 차량 조명 기술이 적용된 최신 제품 2종 모듈 실물도 전시하고 알릴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최종 사용자 관점에서 회사의 모빌리티 부품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유저씬(User Scene) 기반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사전 초청된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프라이빗 부스에서 전기차 필수 부품으로 주목받는 ‘무선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LiDAR/BMS/BJB(배터리 정션 박스)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B-Link(Battery Link)’ 등의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문 CEO는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터득한 상공 방정식을 기반으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원 규모 사업으로 육성해 일등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자동차 전장 분야 등 자율주행 핵심사업 가속화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등 AI 반도체 신사업 등을 통해 매출 규모를 2030년까지 8조원 이상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