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신 기재 드림라이너 787-1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면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통합에 고심하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선 마일리지 사용이 쉽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도 정부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 6개월 안에 마일리지 통합안 마련해야…2026년 통합 전까지 소진도 과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양사는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마일리지 처리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이 과제로 남았다. 마일리지는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에 양사는 마일리지 통합을 위한 비율조정뿐 아니라 통합 기간인 2년 안에 이를 소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내놔야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6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통합안이 확정된 이후에도 2026년 통합 대한항공 출범 시점까지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진 방안 도출도 중요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기간에 각 사의 사업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마일리지몰 사용 불편 호소…“바우처 발급 어려워, 7만원 이상 구매 조건도”
문제는 현재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항공권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2021년 1월부터 항공권 예매 시 일반 결제와 함께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캐시 앤 마일즈’ 제도를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할 때 정해진 노선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이처럼 일반 결제에서 마일리지를 동시에 쓰진 못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권고 5% 이상 수준으로 마일리지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일반 결제와 마일리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항공권 구매 이외에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제휴처도 마땅치 않다. 뿐만 아니라 일부 소비자들은 제휴처에서 마일리지 사용이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몰’을 통해 스카이패스 딜, KAL 스토어, 푸드 앤 베버리지, 호텔, 라이프·투어, 기내면세점 스카이샵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호텔의 경우는 4곳과 제휴가 되어 있고, 라이프·투어는 교보문고와 이미트 등 5곳과 제휴가 되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마일리지를 사용해 구매할 수 있는 사용처가 제한적일 수 있다.
사용도 쉽지 않다. 스카이패스 딜에서는 물건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교보문고나 이마트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하려는 경우 바우처를 구매해야 하는데, 이를 다시 교보문고 특정 홈페이지나 이마트의 특정 바우처 교환하는 곳에서 바꿔야 사용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 있다. IT 기기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이들은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해 교보문고와 이마트 바우처를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30대 직장인 A씨의 경우 바우처를 발급받고 사용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이마트 바우처를 발급받는 과정도 쉽지 않았는데, 계산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트 내 바우처 교환 기기에서 바꿔야 하고 복잡했다”며 “부모님 세대에서 이렇게 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그는 “1400마일 당 이마트 상품권 1만원 할인권을 주는데, 이것도 이마트에서 최대 7만원 이상을 구매해야 상품권을 쓸 수 있어서 한 번은 이용해보겠지만 여러 번은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몰의 '라이프 투어'에서 이마트, 네이버, 교보문고 등의 제휴처 모습.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 제주행 마일리지 사용편 마련…“양사 통합 비율 전문 컨설팅 의뢰”
결국 마일리지 사용은 항공권을 구매할 때가 가장 편리한 셈이다. 그나마 최근 양사는 마일리지 소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국내선 제주 노선을 이용 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마일리지 소진을 위한 국내선 제주 노선을 확대했다. 이달 2∼15일까지 김포∼제주 노선 대상 1차 프로모션 56편 항공편은 평균 98%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이어 16~31일 총 96편 항공편을 대상으로 약 1만500석의 마일리지석을 공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너스 핫픽’ 제도를 통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보너스 좌석 알리미나 당사 홈페이지에서 보너스 좌석 현황을 캘린더 형태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관련해서 대한항공은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 전환비율을 결정할 것이고, 공정위 등 유관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