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개념설계 원본을 허가 없이 보관하고 기본설계 제안서에 개념설계 내용을 불법적으로 인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2일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날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한화오션이 기본설계 제안서에 개념설계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불법 인용 및 활용했다는 ‘KDDX 비밀 활용 의혹’ 제기와 관련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총 사업비 7조8000억원의 6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3단계로 진행된다. 당시 개념설계는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군사기밀인 개념설계 원본을 방위사업청에 바로 제출하지 않고 자체 보관하다가 10년째인 지난해 방사청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2단계(기본설계) 제안서에 개념설계 내용을 인용하고 활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개념설계 내용을 기본설계에 인용한 것은 위법 소지가 없다는 입장을 이날 밝힌 것이다.
입장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사건(2012~2015년) 이후 방사청은 내부 전문가와 보안팀, 방첩사령부 파견자 등으로 구성된 보안검증위원회를 3회에 걸쳐 열었다.
이 과정에서 보안검증위는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보고서에 포함된 이미지가 기본설계 제안서에 반영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해당 이미지는 2020년 기본설계 작성 시에는 기한이 많이 지난 데이터로, KDDX 사업 연계상 충실한 제안서 작성을 위해 자체 검토 아래 제안서에 반영했다는 것이 한화오션의 주장이다.
한화오션은 “보안 검증위도 일부 인용한 부분이 있다고 파악했지만, 최종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렸다”며 “한화오션이 KDDX 개념설계 내용을 사전 승인 없이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정이 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KDDX 개념설계 원본 보관 의혹’에 대해서는 한화오션은 “2012년 당시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에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반이라는 근거가 없었다”며 “당시 계약서상에도 원본을 제출하라는 규정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방사청은 최근 한화오션이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보관했고 이를 기본설계 제안서에 활용했기 때문에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도 한화오션은 원본 보관이 적법하기에 소급 적용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화오션은 “KDDX 사업과 관련한 한화오션의 ‘원본 보관’, ‘개념설계 내용 활용’ 등의 의혹 관련 KDDX 사업에 충실하게 규정과 절차를 따라왔음을 강조한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