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신 기재 드림라이너 787-1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4년여 진통 끝에 최종 완료한다. 11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하고, 오는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기업결합을 마무리한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의 통합과 마일리지 통합 등은 과제로 남았다.
■ 대한항공, 11일 아시아나 지분 취득 12일 자회사 편입…경영진 교체도
이날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당초 예정일이었던 20일보다 앞당겨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9%를 취득하고 거래를 종결한다. 이어 내일(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기업결합을 최종 마무리해 세계 10대 메가캐리어로 거듭난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받았다. 미국 법무부(DOJ)도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사실상 합병을 승인하면서, 총 14개국에서 4년간 진행된 심사를 모두 마쳤다.
앞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년간의 통합과정을 거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력 재배치도 이뤄질 예정이다. 양사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직원수는 1만8257명, 아시아나항공은 7853명이다. 진에어는 2246명, 에어부산은 1398명 등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LCC들에 경영진을 대한항공 인사로 임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송보영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이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로, 에어부산 대표에는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 상무가 내정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인사와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발표된 게 없다”고 답했다.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에어인천 매각 작업 속도…에어인천, 800명 면접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에어인천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EC의 합병 승인 조건 중 하나였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에어인천에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4700억원에 매각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연간 매출이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사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정도에 화물사업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운항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손기호 기자)
현재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직원 800여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기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에서 근무한 인력 외에도 정비와 재무 등 다른 부서에서도 일정 비율로 인력을 선정할 예정이다. 실제로 인사이동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인 인력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한 만큼 매각 과정에서 희망퇴직 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LCC·마일리지 통합 등 과제…부산지역사회 “에어부산 분리매각 요구”
양사의 LCC(저비용항공사)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통합 작업도 과제다. 부산지역사회에서는 에어부산의 통합에 반대하고 분리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민단체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을 위해서는 에어부산이 독립해 신공항의 거점항공사가 돼야 한다”면서 “부산시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희망하는 부산시민과 단일대오로 결을 함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4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거나 에어부산 독립법인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민단체는 부산시도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에 힘을 모을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에어부산 여객기 (사진=에어부산)
앞서 부산상공회의소도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부산 존치를 촉구했다. 부산상의는 “에어부산은 부산기업과 부산시민의 손으로 일궈낸 기업”이라며, “이를 정부 산업정책으로 잃게 된다면 지역의 거센 저항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항공은 LCC 3사의 통합은 기존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측은 “LCC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기단 규모 확대와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수이기에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의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3사가 상호 협의에 따라 통합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도 풀어야 할 숙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김포~제주 노선 총 152편에 최대 1만5000석의 마일리지 항공권을 공급해 마일리지 소진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시아나클럽 회원이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 항공편 프로모션을 확대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관련 기업결합 후 6개월 안에 공정위에 통합방안을 제출하고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향후 이행감독위원회를 구성해 시정조치 이행을 감독할 계획이다. 국토부와 공정위는 이행감독 관련 사항을 구체화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LCC의 취항 노선을 확대하고, 운임과 마일리지로 인한 국민 불이익이 없도록 공정위 등과 협업해 건전한 경쟁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