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롭게 태어난 ‘아기 TIGER’만 23개. 지난 18일 ‘TIGER CD금리 ETF’ 상장으로 200번째 TIGER가 탄생했다. 혹자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상품이 없지 않느냐고 묻지만 여전히 ‘TIGER’들은 태어나고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대중 투자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화수분처럼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 ‘팀 타이거’를 찾았다. (사진=지난 13일 오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구성원들의 회의 모습) ■ 날 것에서 TIGER로의 진화 “계급장 다 떼고 붙는 거에요. 처음 시작부터 ETF가 상장하는 마지막 1분 전까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부딪히는 거죠.” 약 30여명.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1,2 운용본부, 전략ETF본부, 캐피탈마켓본부 등 총 4개 본부의 멤버들이 매주 마주 앉는 회의체만 3가지다. 월요일 아침 국내외 시장과 종목 관련 미팅을 시작으로 수요일 다양한 주제에 대한 ‘브레인 트러스트’, 그리고 ETF에 온전히 집중해 토론하는 금요일 ‘크리에이티브 랩(C-Rap)’까지. 한주의 시작과 끝이 토론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특히 ‘브레인 트러스트’에는 모든 주제가 테이블 위에 오른다. “얼마 전 ‘흑백 요리사’가 유행했을 때는 미슐랭 가이드의 역사에 대해 발표한 적도 있고 발달심리학이나 딥다이빙 등 개인이 관심있는 분야나 경험을 주제로 하기도 해요. ‘투자는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한다’고 하잖아요. 무엇이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죠.” 실제 지난 7월 상장한 뒤 현재 2000억원로 빠르게 성장한 ‘TIGER미국S&P500동일가중 ETF’ 역시 한 주니어 팀원의 발표에서 시작됐다. “당시 콜로라도에서 열린 ETF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세션 가운데 ‘동일가중’ 전략에 대한 내용이 잠깐 나왔어요. 마침 저희도 쏠림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고민하던 중이었거든요.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 같아서 ‘브레인 트러스트’ 시간에 공유했는데 시의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져서 바로 상품화 작업에 착수했죠.” 하민정 미래에셋운용 ETF 운용 매니저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되기까지 과정을 통해 갖게 되는 ‘오너십’의 매력이 상당하다고 했다. “담당 운용역이 되면 상장 이전에 준비부터 상장까지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에 펀드에 애정과 욕심이 생기게 돼요. 어떻게 해야 고객들에게 잘 알릴 수 있을지, 라인업을 어떻게 더 확장할지, 어떤 아이디어가 더 필요한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브레인 트러스트’에서 ‘날 것’ 같던 아이디어는 전담 본부들의 본격적인 의논을 거쳐 난상토론 수준의 수많은 의견들이 더해지고 보태지면서 상품으로 진화한다. 상품에 대한 다양한 논리들이 충돌하고 다듬어지며 최적점을 잡아가기까지 C-Rap에서의 토론은 반복된다. (사진=지난 13일 오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구성원들의 회의 모습) ■ 기대주 ‘영 타이거’들의 성장...진화하는 TIGER ETF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주니어들의 높은 참여도다. ‘팀 타이거’는 생존력 강한 ‘영 타이거(Young TIGER)’를 길러내고자 인턴과정도 십분 활용 중이다. 3개월 간의 인턴십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경쟁 PT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보이면 ‘팀 타이거’에 합류하게 된다. “‘영 타이거’ 육성을 통해 선발된 주니어들은 확실히 TIGER에 대한 문화 이해 등이 높습니다. 발표 과정을 통한 능력 검증은 물론 회의체 참여를 통해 의견 개진에 대한 훈련도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간 내 전투력 상승이 상당히 잘 됩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200번 반복된 작업이지만 상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미래에셋운용의 도파민은 매순간 새롭게 폭발 중이다. 특히 글로벌 인덱스 기업들로부터의 협업 러브콜이 잦아지면서 느끼는 희열도 크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결국 좋은 지수를 만드는 것인데 저희 팀이 그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수용력이 높고 이것을 한국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타이거화 시켜서 탄생시키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특히 글로벌에서도 한국 시장을 ETF의 ‘테스트 베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의 성공이 또 다른 레퍼런스가 되기도 하죠.” 현재 국내 상장된 ETF는 총 930여개. 곧 1000개 시대가 열린다. 앞으로도 새롭게 나올 수 있는 상품들은 많은걸까. 이 본부장은 “ETF 시장의 성장 곡선은 초기 국면”이라며 “특히 이른 바 파킹형 ETF를 통해 예금의 대체재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듯이 리스크 테이킹을 싫어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한 상품들이 나온다면 한때 100조 규모였던 ELS 시장의 역할도 ETF가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팀 타이거’가 새롭게 탄생시킬 201번째 TIGER는 어떤 상품일까. 세상을 향해 뛰쳐나올 아기 호랑이들은 지금도 대기 중이다. (사진=지난 13일 오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구성원들의 회의 모습)

“계급장 떼자”...미래에셋 ‘팀 타이거’가 ETF 만드는 방법

각기 다른 3가지 테마 회의체로 토론 문화 활발
세상 모든 것이 아이디어의 씨앗...주니어 '오너십' 문화 눈길
"ETF 시장 '성장국면' 초기, 새로운 상품 개발? 무한 가능"

박민선 기자 승인 2024.12.20 10:00 의견 0

올해 새롭게 태어난 ‘아기 TIGER’만 23개. 지난 18일 ‘TIGER CD금리 ETF’ 상장으로 200번째 TIGER가 탄생했다. 혹자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상품이 없지 않느냐고 묻지만 여전히 ‘TIGER’들은 태어나고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대중 투자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화수분처럼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 ‘팀 타이거’를 찾았다.

(사진=지난 13일 오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구성원들의 회의 모습)


■ 날 것에서 TIGER로의 진화

“계급장 다 떼고 붙는 거에요. 처음 시작부터 ETF가 상장하는 마지막 1분 전까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부딪히는 거죠.”

약 30여명.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1,2 운용본부, 전략ETF본부, 캐피탈마켓본부 등 총 4개 본부의 멤버들이 매주 마주 앉는 회의체만 3가지다.

월요일 아침 국내외 시장과 종목 관련 미팅을 시작으로 수요일 다양한 주제에 대한 ‘브레인 트러스트’, 그리고 ETF에 온전히 집중해 토론하는 금요일 ‘크리에이티브 랩(C-Rap)’까지. 한주의 시작과 끝이 토론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특히 ‘브레인 트러스트’에는 모든 주제가 테이블 위에 오른다.

“얼마 전 ‘흑백 요리사’가 유행했을 때는 미슐랭 가이드의 역사에 대해 발표한 적도 있고 발달심리학이나 딥다이빙 등 개인이 관심있는 분야나 경험을 주제로 하기도 해요. ‘투자는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한다’고 하잖아요. 무엇이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죠.”

실제 지난 7월 상장한 뒤 현재 2000억원로 빠르게 성장한 ‘TIGER미국S&P500동일가중 ETF’ 역시 한 주니어 팀원의 발표에서 시작됐다.

“당시 콜로라도에서 열린 ETF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세션 가운데 ‘동일가중’ 전략에 대한 내용이 잠깐 나왔어요. 마침 저희도 쏠림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고민하던 중이었거든요.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 같아서 ‘브레인 트러스트’ 시간에 공유했는데 시의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져서 바로 상품화 작업에 착수했죠.”

하민정 미래에셋운용 ETF 운용 매니저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되기까지 과정을 통해 갖게 되는 ‘오너십’의 매력이 상당하다고 했다.

“담당 운용역이 되면 상장 이전에 준비부터 상장까지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에 펀드에 애정과 욕심이 생기게 돼요. 어떻게 해야 고객들에게 잘 알릴 수 있을지, 라인업을 어떻게 더 확장할지, 어떤 아이디어가 더 필요한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브레인 트러스트’에서 ‘날 것’ 같던 아이디어는 전담 본부들의 본격적인 의논을 거쳐 난상토론 수준의 수많은 의견들이 더해지고 보태지면서 상품으로 진화한다. 상품에 대한 다양한 논리들이 충돌하고 다듬어지며 최적점을 잡아가기까지 C-Rap에서의 토론은 반복된다.

(사진=지난 13일 오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구성원들의 회의 모습)


■ 기대주 ‘영 타이거’들의 성장...진화하는 TIGER ETF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주니어들의 높은 참여도다. ‘팀 타이거’는 생존력 강한 ‘영 타이거(Young TIGER)’를 길러내고자 인턴과정도 십분 활용 중이다. 3개월 간의 인턴십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경쟁 PT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보이면 ‘팀 타이거’에 합류하게 된다.

“‘영 타이거’ 육성을 통해 선발된 주니어들은 확실히 TIGER에 대한 문화 이해 등이 높습니다. 발표 과정을 통한 능력 검증은 물론 회의체 참여를 통해 의견 개진에 대한 훈련도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간 내 전투력 상승이 상당히 잘 됩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200번 반복된 작업이지만 상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미래에셋운용의 도파민은 매순간 새롭게 폭발 중이다. 특히 글로벌 인덱스 기업들로부터의 협업 러브콜이 잦아지면서 느끼는 희열도 크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결국 좋은 지수를 만드는 것인데 저희 팀이 그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수용력이 높고 이것을 한국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타이거화 시켜서 탄생시키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특히 글로벌에서도 한국 시장을 ETF의 ‘테스트 베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의 성공이 또 다른 레퍼런스가 되기도 하죠.”

현재 국내 상장된 ETF는 총 930여개. 곧 1000개 시대가 열린다. 앞으로도 새롭게 나올 수 있는 상품들은 많은걸까.

이 본부장은 “ETF 시장의 성장 곡선은 초기 국면”이라며 “특히 이른 바 파킹형 ETF를 통해 예금의 대체재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듯이 리스크 테이킹을 싫어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한 상품들이 나온다면 한때 100조 규모였던 ELS 시장의 역할도 ETF가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팀 타이거’가 새롭게 탄생시킬 201번째 TIGER는 어떤 상품일까. 세상을 향해 뛰쳐나올 아기 호랑이들은 지금도 대기 중이다.

(사진=지난 13일 오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구성원들의 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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