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신규 콘셉트 프리미엄 매장 '강남직영점' 내부 좌석 모습. (사진=CJ푸드빌)
제빵업계가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강화하고 나섰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경쟁 과열 등 악조건 속에서 객단가를 높여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최근 8년만에 ‘뚜레쥬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제품 및 공간 구성을 혁신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고객 선호가 높은 제품을 엄선해 배치하고, 고객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좌석과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에 보다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입힌다는 계획이다.
SPC 던킨도 신규 프리미엄 콘셉트 ‘원더스’를 적용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던킨이 지난 9월 선보인 ‘원더스’는 트렌디한 공간에서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2539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매장에서 직제조한 프리미엄 도넛 등을 확대한 매장이다. 던킨은 첫 매장인 ‘던킨 원더스 청담’에 이어 지난 4일 '던킨 라이브 강남'을 리뉴얼 오픈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원더스’ 매장을 확장할 예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매장에서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공간 경험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를 유입시키고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면서 “신선한 데일리 베이커리라는 기존 지향점은 유지하되, 좀 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진화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제품•가격 경쟁력 약화…’공간 경험’ 강화로 활로 모색
이마트 별내점 내 'E-베이커리' 매장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고물가 속 ‘짠물소비’ 확산에도 제빵업계가 ‘프리미엄’을 강화하는 것은 브랜드만의 차별화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꾸준히 식사빵 등 베이커리 메뉴를 강화하고, ‘마트 빵집’마저 ‘가성비’를 내세워 시장을 늘려가면서 기존 제빵 프랜차이즈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과열된 경쟁 속에서 제빵 품질까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제품만으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데는 한계가 뚜렷해졌다.
특히 고공행진하는 ‘빵값’이 소비자 저항감을 키우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갉아먹었다.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원부자재가격 등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가격을 인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에어프라이어 대중화와 냉동 생지 제품 다양화로 ‘홈베이킹’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까지 늘면서 매장에서 빵을 구매하는 수요도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제빵업계는 ‘외식 매장’으로서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가 베이커리 메뉴를 강화해 빵집 영역을 넘봤던 것처럼, 매장 내 쾌적한 좌석 등을 마련해 머무를 공간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카페와 타깃 소비층이 겹쳐지는 만큼, 매장 인테리어 등을 보다 고급화해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성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등 외식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료나 푸드뿐만 아니라 테이블과 좌석 등 공간 경험을 함께 소비하는 것”이라며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층의 경우 프리미엄 매장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보다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