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에 있던 개미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수십억원대 거액자산가 대상의 자산관리(WM) 서비스에 집착하는 동안 실리를 찾아 떠나는 개미들이 늘고 있다.
■ 메리츠증권, '제로' 선언에 개미 '들썩들썩'
1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시작된 ‘제로 이벤트’ 시행 이후 3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메리츠증권은 ‘슈퍼365’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들에 대해 2026년말까지 국내 및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및 환전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예수금에 대해선 매일 RP이자로 달러 기준 연 3.5%, 원화 기준 연 2.65%를 지급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이벤트 시행 이후 현재(10일 기준)까지 유입된 자산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신규 개설된 평균 계좌만 1500여개, 매일 460억원 가량이 들어온 셈이다.
최근 메리츠증권 계좌를 만든 50대 A씨는 “다른 증권사에서 5년 넘게 3억원 이상 투자해 왔는데 특별히 자산관리 케어라고 생각될 만한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럴 바에는 저렴한 수수료 혜택을 누리는 것이 낫다”고 계좌를 바꾼 이유를 전했다.
■ "1억 고객도 안 놓쳐" 삼성증권 '에스라운지' 특화
반면 1억원 이상 고객들에 대한 특화 서비스를 하고 있는 증권사를 찾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SNI서비스를 통해 거액자산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선점한 삼성증권은 지난 2019년 디지털자산관리본부를 신설한 이후 비대면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삼성증권에 1억원 이상을 보유 중인 고객이라면 디지털 프라이빗뱅커(PB)들의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에스라운지’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프라이빗뱅커(PB) 100여명을 포함해 총 130명 규모의 직원으로 꾸려진 이 본부의 관리 고객 수와 고객자산은 2020년말 대비 각각 35%, 48%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세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에스라운지’ 고객들은 공모주 청약 등 일반 업무 관련 상담은 물론 주식과 채권, ETF 등 각종 투자자산에 대해서도 고객이 원하는 분야에 특화된 PB들과 상담을 할 수 있다”며 “특히 고객 문의에 대한 키워드를 분석해 관심이 높은 주제에 대해 평균 주 1회 웹 세미나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채널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 고객들이 대부분 자기주도형이라고 하지만 절세 등 시기와 이슈에 따라 연 2~3회 가량은 PB들의 직접 케어를 필요로 한다”면서 “디지털 부유층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전천후 컨설팅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