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천궁II (사진=LIG넥스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밝은 미래를 예측하던 방산업계가 취임과 함께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를 채택해 미주 시장에서 경쟁에 어려움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간 글로벌 정세의 영향과 지휘통제/통신(C4I)의 성장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LIG넥스원이 주력 사업인 정밀타격(PGM) 매출을 늘려 호실적을 이어 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 역대급 수주잔고····연매출의 8배 지난해 9월 말 기준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18조4000억원으로, 2023년 연매출(2조3000억원)의 8배에 달한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4분기 실적은 매출 8312억원, 영업이익은 4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16.6% 증가한 수치다. 주요 사업의 매출 가운데 C4I 사업의 성장이 눈에 띤다. C4I는 통신단말과 지상·함정 전투체계, 데이터망 관리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로 2021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흐름을 탔다. 2020년 606억원으로 전체의 5.4%에 불과하던 매출은 점점 늘어나 2022년 17.9%, 2023년 21.5%에서 지난해(3분기 기준) 31.6%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1월 C4I 사업부문장을 역임한 신익현 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된 후 C4I는 더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주력제품인 PGM이 다소 주춤했다. PGM은 대공, 대함/대잠, 대지, 공대지, 수중무기 등 제품군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38.4%를 차지했다. 2022년 55.9%에서 2023년 45.5%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C4I 매출이 5배 증가하는 동안 PGM은 34.1% 증가에 그쳤다 . ■ '한국판 패트리엇' 천궁-II 성과 반영 예상 업계는 올해 천궁-II를 기반으로 PGM에 기대를 건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탄도탄,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동시 대응이 가능한 유도무기 체계다. 유도탄 최대 사거리는 40㎞로 요격 고도는 15~20㎞에 달한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UAE와 3조7500억 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올해 납품이 시작되면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천궁-Ⅱ 수출 계약도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지난 2023년 4조2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 매출 추정치 보다 18% 늘어난 3조4700억원으로 예상했다. 미국 수출 기대감을 높이는 무기는 2.75인치 유도로켓인 ‘비궁’이다. 비궁은 한국이 개발한 유도무기 중 최초로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 프로그램을 통과했다.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된 비궁의 수출을 위해 LIG넥스원은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한 2.75인치 유도로켓용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지난 7월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FCT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켜 2019년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단 한발의 오차도 없는 명중률을 기록했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 소요 제기, 예산 확보, 계약 검증 등의 단계가 남아있지만, 수출 성사시에는 세계 각국의 수요도 기대된다. ■ 미국 첫 수출 기대감···강력한 미 우선주의 '변수'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방산업계 호재로 분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선거 유세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금이 2%를 넘지 않는 국가를 채무불이행자로 규정하고 “나토를 해체할 수 있다”고 주장해 세계 각국의 방위비 증액이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로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미국산 구매 우선’을 택하고, 중동지역 수출 통제를 완화한다면 미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본업 경쟁력을 우위를 근거로 올해 전망을 밝게 예측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장남현 연구원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UAE, 사우디, 이라크 천궁-II 매출이 순차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이 수출 파이프라인에 추가돼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장 연구원은 “지난해 개발 완료된 L-SAM에 대해 중동 국가들이 선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방위사업청이 천궁-II와 패키지 수출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에 따라 조기 수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본상 복귀 1년②] 가파른 성장세 속 아쉬운 주력 사업 '정밀타격'

5년 간 지휘통제/통신 매출 '5배' 성장
주력제품 PGM 비율 55.9%→45.5%→38.4% 줄어
트럼프 당선 후 핑크빛 전망···취임 후 '미 우선주의'로 긴장

서효림 기자 승인 2025.01.22 07:00 의견 0
LIG넥스원 천궁II (사진=LIG넥스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밝은 미래를 예측하던 방산업계가 취임과 함께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를 채택해 미주 시장에서 경쟁에 어려움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간 글로벌 정세의 영향과 지휘통제/통신(C4I)의 성장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LIG넥스원이 주력 사업인 정밀타격(PGM) 매출을 늘려 호실적을 이어 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 역대급 수주잔고····연매출의 8배

지난해 9월 말 기준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18조4000억원으로, 2023년 연매출(2조3000억원)의 8배에 달한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4분기 실적은 매출 8312억원, 영업이익은 4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16.6% 증가한 수치다.

주요 사업의 매출 가운데 C4I 사업의 성장이 눈에 띤다. C4I는 통신단말과 지상·함정 전투체계, 데이터망 관리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로 2021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흐름을 탔다. 2020년 606억원으로 전체의 5.4%에 불과하던 매출은 점점 늘어나 2022년 17.9%, 2023년 21.5%에서 지난해(3분기 기준) 31.6%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1월 C4I 사업부문장을 역임한 신익현 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된 후 C4I는 더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주력제품인 PGM이 다소 주춤했다. PGM은 대공, 대함/대잠, 대지, 공대지, 수중무기 등 제품군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38.4%를 차지했다. 2022년 55.9%에서 2023년 45.5%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C4I 매출이 5배 증가하는 동안 PGM은 34.1% 증가에 그쳤다 .

■ '한국판 패트리엇' 천궁-II 성과 반영 예상

업계는 올해 천궁-II를 기반으로 PGM에 기대를 건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탄도탄,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동시 대응이 가능한 유도무기 체계다. 유도탄 최대 사거리는 40㎞로 요격 고도는 15~20㎞에 달한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UAE와 3조7500억 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올해 납품이 시작되면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천궁-Ⅱ 수출 계약도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지난 2023년 4조2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 매출 추정치 보다 18% 늘어난 3조4700억원으로 예상했다.

미국 수출 기대감을 높이는 무기는 2.75인치 유도로켓인 ‘비궁’이다. 비궁은 한국이 개발한 유도무기 중 최초로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 프로그램을 통과했다.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된 비궁의 수출을 위해 LIG넥스원은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한 2.75인치 유도로켓용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지난 7월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FCT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켜 2019년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단 한발의 오차도 없는 명중률을 기록했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 소요 제기, 예산 확보, 계약 검증 등의 단계가 남아있지만, 수출 성사시에는 세계 각국의 수요도 기대된다.

미국 첫 수출 기대감···강력한 미 우선주의 '변수'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방산업계 호재로 분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선거 유세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금이 2%를 넘지 않는 국가를 채무불이행자로 규정하고 “나토를 해체할 수 있다”고 주장해 세계 각국의 방위비 증액이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로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미국산 구매 우선’을 택하고, 중동지역 수출 통제를 완화한다면 미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본업 경쟁력을 우위를 근거로 올해 전망을 밝게 예측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장남현 연구원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UAE, 사우디, 이라크 천궁-II 매출이 순차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이 수출 파이프라인에 추가돼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장 연구원은 “지난해 개발 완료된 L-SAM에 대해 중동 국가들이 선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방위사업청이 천궁-II와 패키지 수출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에 따라 조기 수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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