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상 LIG그룹 회장 (사진=LIG넥스원)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활동에 복귀한 지 1년이 됐다. 주력 회사 LIG넥스원은 해외 사업 구심점 역할을 하는 오너의 등장으로 빛나는 성장을 보였다. 특히 오너라 가능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지원이 성과로 이어졌으며 일각에서 제기됐던 정치적 리스크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의 2남인 고 구철회 고문의 자식들이 계열을 분리한 회사다. 지주회사인 ㈜LIG를 중심으로 3개 사업영역인 방위산업, IT, 서비스 부문에 총 6개의 주력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LIG그룹의 모체는 LG화재해상보험(LIG손해보험)으로 태동한 LIG손해보험이지만 2015년 KB금융지주에 매각하고 주력 회사는 LIG넥스원이다.
■ 사법 족쇄 풀고 '해외통' 면모 과시
구본상 회장은 지난해 정부가 설 명절을 맞아 추진한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다. 그는 LIG건설이 부도가 임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만기 출소했다. 이후 2021년 법무부 취업승인을 받아 LIG넥스원 미등기 경영임원으로 경영활동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복권돼 글로벌 공식 행보가 가능하게 됐다.
구 회장은 경영임원으로 수출 협의, 국외 판로 개척 등 해외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복권된 이후 첫 해외 행보로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히는 ‘싱가포르 에어쇼 2024’를 찾을 만큼 LIG넥스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LIG넥스원은 2009년 미국 현지 사무소를 시작으로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해외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수출 담당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구 회장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힌 후 해외 수출 사업 성과가 크게 증가했다.
■ 윤 대통령 검사 시절, 수사 통해 기소 '악연'
LIG넥스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출은 5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2856억 원 대비 95.3%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출 비중은 26.4%로 전년 동기 17.5%보다 8.9%p(포인트) 높아졌다. 수주잔고는 18조3940억원에 달한다.
성과를 올린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특별한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임직원을 위해 롯데월드를 통째로 대관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구본상 회장은 오너 경영인 중 최초로 형기를 채워 출소한 이례적인 전력이 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주도한 수사와 기소를 통해 징역형을 선고받아 한 때 업계에서 윤 대통령과 ‘악연’으로 현 정부와 다소 껄끄러운 관계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최근 정국 변화에 따라 이런 정치적 리스크도 떨칠 기회가 생겨 올해가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