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갈무리)
'트럼프 이즈 백(Trump is Bac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면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고환율과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 고환율 지속 수입 원자잿값 상승
다행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고관세 정책은 달러 강세를 고착화하고 이에 따라 원자재를 수입하는 건설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주 기준 관세청 유니패스에 고시된 원·달러 환율은 1462원으로,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건설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조사한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30.26으로 지난 2020년 11월 100.97 대비 29%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관세 부과 정책을 시도할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입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가뜩이나 침체돼있는 건설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 PF 자금 조달 어려울까 조마조마…주택 시장 침체 지속
문제는 건설업계가 올 하반기 기대하고 있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국내 건설 경기는 더 침체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PF 자금 조달이 어려워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다. 또한 금리 인하가 없으면 주택시장 매수 수요도 살아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773건으로, 전월 4000건보다 5.7% 줄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11월 말 기준 6만5146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644가구로, 지난 2020년 7월 1만8560가구 이후 4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 “SOC 투자 등 재정정책 필요”
올해 상반기까지 건설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이 또한 오히려 예산이 줄었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건설경기 위축이 그동안과는 다르게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에서 축소돼 위기”라며 “건설산업의 위기는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다시 확산되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물가상승과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실질적인 SOC 투자는 축소된 만큼 추경을 통한 최소한의 재정투자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