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떡국 2종. (사진=김성준 기자)
국내 1인가구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이제는 4인가구보다도 훨씬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됐는데요. 자연스럽게 삶의 모습도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 따로 명절을 쇠러 움직이지 않고 연휴를 홀로 보내는 ‘혼명족’의 증가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간 유통업계에서는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1인가구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는데요. ‘혼명족’을 겨냥한 명절 간편식 제품 역시 명절마다 인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풀무원도 오는 설을 앞두고 간편하게 떡국 한 그릇을 만들 수 있는 ‘풀무원 떡국’을 새로 선보였습니다. ‘사골육수’와 ‘멸치육수’ 2종으로 떡, 육수, 건더기 등 떡국에 필요한 재료를 모두 담은 가정간편식(HMR) 제품입니다. 단순해 보여도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떡국을 ‘90초 조리’로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각 재료를 1인분씩 개별 포장하고 시중 제품 대비 소비기한을 10일 더 늘리는 등 보관 편의성을 강화했다는 점도 1인가구에는 점수를 딸 수 있는 요소죠.
제품 패키지는 풀무원이 제품에 두루 적용하고 있는 시인성 높은 디자인 정체성을 따라서 적용했는데요. 전면에는 떡국 조리예 사진을 큼직하게 넣고, ‘떡국’과 함께 사골육수, 멸치육수 맛을 강조했습니다. 보관 방법과 제품 중량 및 구성품, 성분표 등도 하단에 표시해 제품 정보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했습니다. ‘고압으로 2번뽑아 쫀득한 떡’이라는 제조 공정상 특장점도 소소하게 강조한 점이 눈에 띕니다.
■간편한 조리, 쫄깃한 떡 식감 강점…’확장성’은 아쉬워
사골육수 떡국(왼쪽)과 멸치육수 떡국 제품 구성물. (사진=김성준 기자)
제품 구성물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총 2인분 구성으로 냉장 떡과 분말 스프, 김 고명 가루가 각각 1인분씩 개별 포장돼 있습니다. 떡을 눈대중으로 1인분씩 나눌 필요 없다는 점은 확실히 간편합니다. 야채 고명은 파 건더기 위주로 구성됐고, 분말스프나 김 고명에서도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떡인데요. 보통 얇게 썰린 간편식 떡국떡과 달리 떡이 굉장히 두툼한 편이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냉장 쌀떡에서 나는 특유의 주정 냄새가 났지만, 물로 씻어낸 뒤엔 느끼기 힘들 정도로 크게 심하지 않았습니다.
조리 방법은 라면과 다르지 않을 만큼 간편합니다. 차이점이라면 미리 떡을 물에 씻어두는 정도인데요. 물 250ml, 대략 종이컵 한 컵 반 정도에 야채 고명을 먼저 넣고 끓인 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미리 씻어 둔 떡과 분말 스프를 넣고 90초간 끓이면 끝입니다. 떡이 통통하게 부풀어 오를 때쯤이면 어느새 90초가 지나 있는데, 불 앞에 있는 시간이 짧아서인지 조리가 훨씬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진=김성준 기자)
사골육수 떡국은 일반적으로 떡국 하면 떠올리는 대중적인 모습입니다. 뽀얀 육수에 떡국 전분이 풀어져 약간 걸죽한 느낌인데요. 구수하면서 깔끔한 맛으로 간은 강하지 않은 편입니다. 어느 부재료를 넣어도 잘 어울릴듯한 맛으로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멸치육수는 끓일 때는 맑은 잔치국수 국물 같았는데, 떡 전분이 배어 나오면서 처음보단 탁해졌습니다. 기본 간은 사골육수보다는 강한 편으로 멸치육수 특유의 감칠맛이 도드라진 점이 독특했습니다. 사골육수보단 특색이 강해 계란 정도만 더하면 좋을 듯하네요.
기존 떡국 간편식들과 비교하면 맛 자체에선 특별한 점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쫄깃한 떡 식감만큼은 확실히 차별화 요소라 할 만합니다. 씻을 때부터 한눈에 봐도 두툼해 보였던 떡은 끓이면서 몸집을 더 키우는데, 하나만 입에 물어도 입안이 꽉 차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에 따로 불리지 않아도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은 ‘90초 조리’라는 간편함보다도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사골육수 떡국(왼쪽)과 멸치육수 떡국을 조리한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확실한 강점을 가진 떡과 달리, 건더기와 고명은 기본 구색만 갖춰 풍성하다고 하긴 어려웠는데요. 어중간한 재료로 애매한 맛을 내기보단 바탕이 되는 맛만 충실하게 구현한 느낌입니다. 사실 만두나 고기 등 부재료는 따로 더하는 게 맛만 본다면 훨씬 나은 선택이긴 합니다. 다만 부재료를 더하기엔 국물 양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물 250ml에 맞춘 구성은 떡국 한 그릇에는 딱 맞지만, 당장 만두만 넣기에도 애매한 양이기도 합니다. 부재료를 추가하기 위해 물을 더 넣고 여기에 맞춰 간을 다시 해야 한다면 ‘간편한 조리’라는 장점이 무색해지겠죠. 재료를 더해 ‘풍성한 떡국’을 만들기 애매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