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 천지, 거대 버블, 기회주의자들을 위한 기회...’
암호화폐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그럼에도 암호화폐에는 ‘화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인식도 공존한다. 암호화폐가 어디서 어떻게 유통된다는 건지, 그 돈을 실제로 사용할 수는 있는 건지, 여전히 낯설고 불안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가기에 암호화폐를 모르면 안 될 것도 같다.
여전히 투기와 투자의 한장 차이 경계선에 위치한 암호화폐. 코인이 두렵지만 투자하고 싶은 코린이들이라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와 콘텐츠를 통해 이 세계의 속살을 속성으로 들여다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 [영화] 폭락
“기대에 부응해야지?” 엄마 옥자의 열성과 본인의 타고난 욕심으로 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으로 위장 전입한 도현. 벤츠타고 다니는 부자이면서 장애 혜택을 받아먹던 친구에게 교환학생의 기회마저 뺏기고, 그 친구가 진짜 장애인이 아니었단 걸 알게 된 그 때부터 정부 지원금의 맹점에 눈을 뜬다.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동기 지우와 함께 청년·여성·장애 등의 가산점을 악용해 청년 창업 지원금을 수급하고, “창업 지원금은 나랏돈으로 망해 보라고 주는 눈 먼 돈”임을 간파해 의도적으로 고의부도와 폐업을 전전한다. 투자자 케빈에게 억대 후원을 받는 암호화폐 벤처를 창업한 도현은 야망에 이끌려 ‘MOMMY’ 코인을 개발해 역대 최고치의 실적을 내지만, 알고리즘과 불완전 이자 수익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니터가 들어오게 되는데...
영화 '폭락'은 루나 테라 사태의 장본인인 권도형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한혜리 감독은 실제 코인 투자자이기도 한데, 자신의 코인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집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신생 코인이었던 루나와 테라가 세계를 제패했다가 한순간 휴지조각이 된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영화다.
◆ [넷플릭스] 아무도 믿지 마라 : 암호화폐 제왕을 추적하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젊은 설립자가 갑자기 사망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분노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그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며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실제 캐나다 1위 거래소의 코인 투자금 먹튀 사건을 다큐 형식으로 제작한 콘텐츠다. 주인공은 고객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금을 가지고 트레이딩을 하다가 폭락장에 모두 말아먹게 된다. 일종의 폰지 사기로 투자금을 돌려막기 하던 주인공은 어느 순간 투자금의 출금을 일제히 정지시키고 잠적한다. 주인공은 인도에서 상한 음식을 잘못 먹고 죽어 장례식을 치른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의 사망이 위장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며 실체를 파헤쳐 나가는데...
'아무도 믿지 마라'는 실제 발행되지 않은 코인을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들의 돈을 탈취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다. 비트코인 등이 반감기 등을 통해 유통량을 통제함으로써 가격을 형성한다면, 어떤 코인들은 발행량도, 발행 주체도 모호한 채 유통된다. '아무도 믿지 마라'는 실체가 모호한 밈코인 투자자들이라면 주의 깊게 볼만하다.
◆ [넷플릭스] 사상 최대 암호화폐 도난 사건
놀라운 범죄 행각으로 '비트코인 보니와 클라이드'라는 별명을 얻은 커플의 사상 최대 규모 암호화폐 절도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가상화폐 플랫폼 폴리네트워크(PolyNetwork)에서 약 6억 달러(약 7000억 원) 어치의 가상화폐가 도난 당한 실제 사건을 다뤘다.
폴리네트워크는 종류가 다른 가상화폐를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으로, 해커들은 시스템의 취약점을 공격해 바이낸스체인·이더리움·폴리곤 등 수천개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상 최대 암호화폐 도난 사건'을 통해 최근에도 연일 기사화되고 있는 암호화폐 해킹 범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오르내리는 등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탈취를 노리는 해커들의 공격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가상자산을 노린 사이버 공격을 막고 탈취된 자산의 흐름을 추적하는 기술을 공동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