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인터배터리 2025' 부스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K배터리 3사가 2차전지 혁신 기술을 소개한다. 올해 전시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며, 중국 등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 역시 참가해 미래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기차 캐즘을 넘어설 전략을 공개하고, 줄어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오는 3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인터배터리 2025'를 개최한다.

'인터배터리'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기술 경쟁과 시장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전시회다. 올해 '인터배터리 2025'는 688개 배터리 기업에서 2330개 부스를 꾸리며, 전년 대비 약 20% 이상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전기차 산업 축소를 추진 중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의 영향으로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기술을 바탕으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5'를 수상한 46시리즈(46mm)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2170 배터리(지름 2mm·높이 70mm)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이며 향후 원통형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배터리 상태 진단 및 배터리 관리 솔루션 서비스 'B-Lifecare'도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고성능 배터리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대비 출력을 대폭 강화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으로, 이 배터리는 전극의 끝부분을 가공해 전류의 경로를 확장하는 '탭리스' 디자인을 적용해 업계 최대 출력을 구현했다. 이로써 동일 용량 대비 출력을 40% 이상 올려 높은 작업 효율성을 확보했다는 게 삼성SDI 측의 설명이다.

SK온은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통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내세웠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 소재에서 니켈 함량이 50~70%인 배터리를 의미한다. 고에너지밀도의 하이니켈 배터리와 가격경쟁력과 열안정성을 지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균형 잡힌 특성을 지녀 높은 가성비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배터리 3사는 혁신 기술과 함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행사 기간 중 열리는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5'에서 3사 임원 전원이 연사로 참여하며, 이들은 각각 기술 개발 현황,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사업 전략, 인공지능을 결합한 차세대 개발 방향성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하는 해외 기업들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올해 전시회는 역대 가장 많은 해외 기업과 기관이 참가를 결정했으며, 지난 2023년 101개에서 172개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이자 2위 배터리 제조사인 BYD,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9위인 EVE 등 중국 기업들도 참가한다. 중국 배터리업계는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펼쳐질 한중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양국 간 '풀뿌리 배터리 협력'의 장도 마련된다. 행사 기간 중 열리는 '미국 배터리 포럼'에는 미국 오하이오, 미시건, 켄터키 8개 주정부 인사가 연사로 참여해 미국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설명한다. 애리조나 주정부 투자청은 연사로 나서 한·미 배터리 협력 강화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독일의 연구기관 프라운호퍼는 오는 7일 한·독 배터리 세미나를 개최하고, 일본 배터리 단체 바스크(BASC)는 글로벌 배터리 규제 대응 방안을 공유한다.

박태성 한국배터리협회 상근부회장은 "'인터배터리 2025'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배터리 기업의 대응책과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하는 K-배터리 전략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