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전쟁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다. 미국 증시의 공포지수(VIX)가 코로나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자 전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위험 회피 심리로 뒤덮였다. 일단 트럼프발 상호관세 폭주는 가속 페달 밟기를 중단했지만 중국과의 전면전, 그리고 90일 유예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 ‘셀’과 ‘바이’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투자자들에게 최선의 투자전략은 뭘까. 국내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물었다.
■ "美-中 관세 절충 불발시 타격 장기화될 것"
지난 11~12일 뷰어스가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의 PB 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1.6%가 '그렇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고 답한 23.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국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중국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125%의 보복 관세를 물렸다. 사실상 관세전쟁에서 기술패권 등 글로벌 산업 전반의 틀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관측으로 풀이된다.
만일 미중 관세전쟁이 협상을 통해 절충안으로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한 타격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이로 인한 타격이 미치는 기간을 묻는 질문에 6개월 이상과 1년 이상을 예상한 응답자의 비율이 각각 32.1%의 동율을 차지해 총 64.2%에 달했고 3개월 이하와 6개월 이하라고 본 응답자는 각각 12.5%, 23.8%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외 국가들에 대한 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향후 추가 협상을 통해 낮아질 가능성'으로 풀이한 응답자가 8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한 환율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응답(60.5%)이 그렇지 않다(32.1%)는 응답보다 두배 가량 많았다.
■ 美 주식, 비중 확대보다는 '유지'혹은 '축소' 권유
지난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미국과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전략을 물었다.
미국 증시에 대한 바람직한 투자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9.5%에 해당하는 32명은 '비중 유지'를 추천했고 32.1%는 '비중 축소'를 권하기도 했다. '비중 확대'를 추천한 의견은 28.4%로 가장 적었다.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봤다. 응답자의 40.7%는 '비중 유지'를 추천했고 '비중 확대'를 추천한 응답자도 35.8%에 달했다. '비중 축소'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23.5%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역시 단기 낙폭이 확대된 만큼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PB들은 저가 매수를 고려할 만한 업종으로 방위산업과 조선을 가장 많이 꼽았고 반도체가 뒤를 이었다. 또한 화장품과 로봇 관련섹터, 바이오도 다수로부터 추천됐다.
현 시점에서 지수에 투자하는 ETF 매수를 고려하는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ETF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54.3%가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 ETF를 추천해 여전히 미국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어 국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ETF를 추천한 비중은 19.8%, '중국 항셍지수'도 9.9% 비중을 차지했다.
단,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6월 대통령 선거 시행을 전후로 하반기 증시 상단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5%가 2700선 이하라고 답했고 2700~2800선이라고 예상한 비중이 35%로 높았다. 그외 2800-2900은 15%, 2900-3000은 5%에 그쳤다. 3000선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