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스타조직위)

국내 최대 게임행사 '지스타 2025'의 공식 콘퍼런스 G-CON이 역대급 연사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 지콘은 '내러티브'를 주제로 게임·영화·애니메이션 등 세계적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이야기가 지닌 힘을 탐구한다.

지난 8일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올해 G-CON(지콘)의 첫 연사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 지콘은 약 16개 세션 규모로 각 연사들의 대담 및 패널 토크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모든 연사가 글로벌 콘퍼런스의 키노트급으로 구성됐으며, 역대 콘퍼런스 중에서도 역대 가장 높은 밀도와 깊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연사는 일본 RPG의 창시자이자 거장으로 꼽히는 호리이 유지다. 호리이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만든 게임 디자이너·시나리오 총괄로, RPG 장르를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리이는 이번 세션에서 단순한 개발 비하인드를 넘어,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메이킹의 원점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오늘날 어떻게 진화했는지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JRPG 역사의 산증인이라 불리는 아틀러스의 크리에이티브 듀오, 하시노 카츠라와 소에지마 시게노리도 무대에 오른다. 하시노 카츠라는 '페르소나' 시리즈를 통해 '청춘'이라는 주제를 독창적으로 풀어내며 세계적 팬덤을 구축했으며, 소에지마 시게노리는 '페르소나' 시리즈의 상징적인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정립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최신작 '메타포: 리판타지오'에 담긴 창작 철학을 공유할 예정이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대담도 예고됐다. 이어지는 세션에서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수석 작가 제니퍼 스베드버그-옌, '디스코 엘리시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버트 쿠르비츠,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가 게임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한국 크리에이터도 참가한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의 장성호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는 애니메이션의 서사가 어떻게 관객과 호흡하고,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확장될 수 있는지를 공유할 예정이다.

글로벌 RPG 시장의 대표 크리에이터들도 지콘 연사로 합류한다. 먼저 스토리텔링 세션 1에서는 '킹덤 컴: 딜리버런스 2'의 총괄 프로듀서 마틴 클리마, '발더스 게이트 3' 시네마틱 디렉터 제이슨 라티노, '폴아웃: 뉴베가스'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로 유명한 서구권 RPG의 대표주자 조쉬 소이어가 함께 나선다.

마틴 클리마는 '킹덤 컴' 시리즈에서 철저한 역사 고증으로 게임을 살아있는 시대극처럼 구현했으며, 제이슨 라티노는 플레이어 선택이 극적으로 분기되는 내러티브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 바 있다. 조쉬 소이어는 복잡한 세계관과 정치·사회적 맥락을 정교하게 엮어내며 RPG가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선 '사고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세션 2에서는 밴 맥카우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내러티브 디렉터, '림보'와 '인사이드'를 통해 비언어적 내러티브의 혁신과 방식을 제안한 디노 패티, '펜티먼트'로 역사와 플레이어 선택을 정교하게 엮어낸 케이트 돌러하이드, '호그와트 레거시'의 내러티브를 이끈 리스 모블리의 대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지스타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지콘 2025는 전 세계 창작자들의 내러티브 경험과 철학을 한자리에 모은 유례없는 무대"라며 "게임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문화 전반에 걸쳐 이야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지난 8일 첫 8개 세션 내용을 공개했으며, 나머지 세션 정보를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