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전경. (사진=보령)
보령(구 보령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해 자체 생산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과 글로벌 CDMO 사업 확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 클럽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해 자체 생산하는 LBA 전략의 성과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인수한 의약품을 모두 자체 생산전환을 완료해 효율화와 마진율을 끌어올리면서 공급의 안정성은 물론 수익성까지 확보했다. 보령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921억원, 영업이익은 3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액은 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5% 감소했다.
앞서 보령은 LBA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부터 2020년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 2022년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 등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국내 권리를 순차적으로 인수했다. 이어 3개 품목의 자사생산 체계 구축을 완료하면서 제조경쟁력과 수익성 모두를 강화했다.
LBA 전략은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수 후 해당 제품의 제조 및 공급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어 이미 구축된 입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갰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처방 연속성과 생산 공급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약품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여기에 보령은 LBA로 확보한 의약품의 자체 생산을 넘어 제형을 개선한 개량제품으로 발전시켜 상품성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여 LBA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림타 액상주’다.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제형이었던 기존 알림타를 보다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액상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보령은 앞서 2023년에도 항암제 ‘젬자’를 액상 제형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젬자 판매의 약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내 빠르게 안착했다. 지난 7월 자사 생산 전환을 마친 항암제 알림타의 성과 역시 올 하반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제조 역량을 강화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7월 보령은 글로벌 제약사 체플라팜과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정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은 이번 계약을 통해 내년 말부터 유럽과 북미 등을 포함해 최대 46개국에 판매되는 자이프렉사정을 체플라팜에 공급할 예정이다.
자이프렉사정은 보령 예산캠퍼스에서 생산된다. 예산캠퍼스는 2023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에 대해 EU-GMP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현재 자이프렉사 생산라인에 대해 경구제 기준의 EU-GMP 인증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MP 인증을 준비 중이다. EU-GMP와 cGMP는 각각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며 전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보령은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인증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ANVISA는 중남미 지역의 대표 규제기관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인증으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은 보령이 경구제 형태의 글로벌 CDMO 계약을 체결한 첫 사례로 지난해 대만로터스와 체결한 항암주사제 중심의 CDMO 역량을 경구제까지 확장하는 전환점이자 자사 생산 기반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령 관계자는 “LBA 전략 고도화와 글로벌 CDMO 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자가제품의 시장지배력 확대와 폭넓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임상적 가치와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