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SK바이오팜이 넥스트 세노바메이트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신규 모달리티로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에 주목해 관련 파이프라인 발굴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미국 위스콘신대학 기술이전기관으로부터 두 번째 방사성의약품(RPT) 후보물질 'WT-7695'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WT-7695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인 탄산탈수효소9(CA9)을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기반 RPT 신약 후보물질로 해당 분야에서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WT-7695가 겨냥하는 CA9 단백질은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암세포가 더 활발히 성장하고 퍼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CA9은 정상 세포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어 암세포만 골라 공격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전임상에서 WT-7695는 루테늄-177과 악티늄-225 표지체 모두에서 단회 투여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부터 RPT 사업기반을 공고히 다져왔다. 지난해 첫 RPT 후보물질 ‘SKL35501’을 도입한 이후, 미국 테라파워社와 벨기에 판테라)社 등 글로벌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기업과의 악티늄-225(225Ac)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여러 기관 및 기업과 연구 협력을 이어오며 RPT 사업 기반을 공고히 다져왔다. 현재 ‘SKL35501’은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암이나 질환을 유발하는 세포를 추적해 사멸시키는 물질과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약물로 방사선 동위원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질환 진단부터 치료까지 다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방사성 물질을 체내에 직접 투입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전신에 퍼진 전이성 암이라도 암세포만 제거해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암 치료제로 떠오르는 만큼 시장성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RPT 시장은 2022년 53억 달러(약 7조원)에서 2033년 136억7000만 달러(약 19조5043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 역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미국 뇌전증학회에서 전신 발작 임상 결과 등 세노바메이트 관련 최신 연구 결과 10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월 발표한 청소년 및 성인 대상 전신 발작 뇌전증에 대한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 세노바메이트 투약군에서 전신 발작 빈도 변화율이 기저치 대비 71.9% 낮아지면서 위약군(39.6%)를 크게 상회했다.
올 3분기 SK바이오팜의 매출은 1917억원으로 이 중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1722억원으로 90%이상을 차지한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를 기반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을 유지하면서 신규치료제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혁신 신약을 넘어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환자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며 “세노바메이트 매출로 확보한 현금 흐름을 바탕신규 모달리티 확장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균형 잡힌 빅 바이오텍’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