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2’가 돌아왔다. 전 시즌과 초반 전개가 거의 흡사해 새로움은 느낄 수 없었지만 여유가 넘치고, 낭만이 가득한 김사부의 재회가 남긴 반가움은 컸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인생을 통째로 다시 생각하게 된 노력형 공부천재와 행복을 믿지 않는 시니컬한 수술천재 외과 펠로우 2년차들이 한때 신의 손이라 불렸던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를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진짜 낭만을 배워가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다.
1, 2회에서는 서우진, 차은재의 위기를 담으며, 그들이 왜 돌담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을 탄탄하게 설명했다. 이어진 3, 4회에서는 괴짜 같지만, 놀라운 수술 실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김사부와 초보 의사들이 악연 같은 인연을 시작하며 빠르게 본격적인 전개에 돌입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의 초반은 전편인 시즌1의 얼개를 그대로 따라가며 익숙한 느낌을 안겼다. 실력은 있지만, 삐뚤어진 성격 탓에 타인으로부터 고립된 서우진은 시즌1 강동주(유연석 분)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강한 성격 탓에 김사부와 자주 갈등하지만, 그만큼 ‘진짜’ 의사로 거듭나는 과정이 흥미 있게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한 노력 끝에 모두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됐지만, 수술 울렁증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놓인 차은재 또한 서현진이 연기한 윤서정과 유사하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윤서정이 멋지게 상처를 극복한 것처럼, 차은재 또한 울렁증 극복 과정이 메인 서사가 될 전망이다.
때문에 시즌2 초반은 전편이 했던 이야기를 동어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김사부의 독설에 열을 내며 대립을 하다가도 그의 수술 실력에 매료되고, 거친 말 안에 담긴 진심을 느끼며 흔들리는 서우진, 차은재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모습이었다.
비교도 피할 수 없었다. 안효섭은 의외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 안에 무난하게 녹아들었지만, 톡톡 튀는 성격을 연기한 이성경은 호불호가 갈렸다. 능청스러운 연기가 강점인 서현진과의 연기 비교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배우는 전작의 성공이 남긴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까지 안은 셈이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인 거대 병원과의 갈등 상황도 시즌1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 회 새로운 사연을 가진 환자를 등장시키며, 진짜 의사가 가져야 할 태도를 따뜻하게 설파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본원인 거대 병원과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통해 한층 풍성한 전개를 보여줬다.
다만 악역 캐릭터마저 똑같아 지난 시즌과의 차별화는 더욱 느낄 수 없었다. 전편에서 악랄한 악역을 실감 나게 연기해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었던 병원장 도윤완(최진호 분)이 이번에 이사장으로 컴백,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한 권력을 손에 쥐고 등장하면서 한층 치열해진 대결을 예고한 것이다. 전편의 전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스케일을 키워 돌아온만큼 이번에는 어떤 팽팽한 대결을 보여줄지를 기대해 봐야 한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전 시즌의 얼개를 고스란히 가지고 오며, 익숙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예상 밖의 요소들이 없기 때문에 결국 과정의 탄탄함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큰 사고를 당한 국방 장관을 두고 돌담 병원과 거대 병원의 치열한 승부가 예고된 상황에서 김사부의 위기 탈출 과정이 얼마나 긴장감 있게 그려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