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임명 후 출근까지 고초를 겪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실적으로 입증하기도 전에 암초에 부딪혔다.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 장하원씨와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탓이다.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각각 3612억 원, 3180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 원, 219억 원어치가 환매 지연된 상태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디스커버리펀드 사태로 사면초가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사태가 불거지자 기업은행은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선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한 뒤 미국에서 자산 회수가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과 장하원 펀드와의 유착 의혹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 결정을 할 당시 제대로 된 검증도 되지 않았던 장하원 씨의 디스커버리펀드를 일선에서 가장 많이 가장 늦게까지 판매한 탓이다.
여기에 정부가 노조의 반대 등을 무릅쓰고 선임을 강행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 당시 직속상관이 장하원 씨의 형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삼자 커넥션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기 펀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이 이번 사태에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디스커버리펀드에 대해 ‘사기 펀드’라고 일컫었다.
사태가 번지자 기업은행은 김성태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투자상품 전행 TF’를 구성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 28일 예정됐던 이사회가 연기되면서 디스커버리 사태 투자 피해자 구제 방안 논의가 미뤄진 것이다.
금감원에서는 디스커버리펀드에 대한 검사에 나섰다. 금감원의 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기업은행은 중징계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뤄진 검사를 통해 일부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