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불균형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을 수사 받고 있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이 아닌 시민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부회장 측 요청으로 수사심의위가 열리는 만큼 이달 중 수사 마무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측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지난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을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이 같이 결정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국민의 뜻을 수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부의심의위 결정에 감사를 드린다. 향후 변론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부의심의위 결정을 존중한다.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수사심의위 절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 부회장 측은 한숨 돌리게 됐다. 당초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 부회장을 기소하려고 했던 검찰 입장에서는 허탈한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수사심의워원회가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적정성을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는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 부회장 측으로서는 시민위원회를 설득했던 방식과는 달리 보다 전문적인 접근을 통해 위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수사심의위는 총 150~250명의 인력풀에서 15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개별 사건 심의위(현안심의위)를 구성한다. 여기서도 10명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진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심의위원들에게 3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각각 30분 이내의 범위에서 구두 변론을 할 수 있다. 위원들은 양측의 변론과 의견서를 검토한 뒤 회의를 열고 표결로 이 부회장의 기소 적정성에 대한 의견을 정해 주임검사에게 권고하게 된다.
하지만 수사팀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따르지 않을 경우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대부분의 중요 사안에서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