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더불어 ‘혼밥족’이 증가하면서 HMR 시장에 유통업계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HMR이란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을 의미한다. 가열, 조리과정 없이 간편히 음식을 만들어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가정간편식은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작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5년 1조6823억원에서 2022년엔 5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CJ제일제당, 오뚜기, 동원F&B 등 주요 대기업들이 가정간편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가정간편식 시장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주-
오뚜기는 1981년 4월 1981년 4월 3분 카레를 출시하며 간편식 1세대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오뚜기 홈페이지)
‘간편식 1세대’의 첫 출발은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1981년 4월에 출시한 오뚜기 3분 카레가 끊었다. 당시 오뚜기는 '3분카레 순한 맛'과 '3분카레 약간 매운맛' '오뚜기 3분카레 매운맛'을 각각 생산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3분하이스'를 출시했다.
3분 시리즈는 출시 후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첫 해 400만개가 웃도는 3분 카레시리즈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즉석에서 순한맛, 매운맛, 약간 매운맛 등의 카레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실감했다.
오뚜기는 3분 시리즈의 인기를 등에 업고 1981년 12월 공장을 신축하고 생산 인원을 늘리는 한편,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이어 1982년 2월 '오뚜기 3분짜장' '오뚜기 3분쇠고기짜장' 등을 출시했다. 이듬해인 1983년에는 ‘오뚜기 3분 햄버그’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며 즉석식품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CJ제일제당은 1996년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를 타겟으로 야심차게 햇반을 출시했다. (자료=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쳐)
■ 오뚜기 3분 시리즈 아성에 도전한 CJ제일제당 햇반
1996년에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출시되며 즉석밥 시장이 시작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핵가족이 늘어났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편의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집밥 수준으로 먹을 수 있는 즉석밥이 전무했다. CJ제일제당은 일본에서 상품화한 '무균포장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와 1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개발, 1996년 ‘햇반’ 브랜드를 내걸고 시장에 진출해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집중 공략했다.
햇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누적 매출 3조 원, 누적 판매량 30억개를 돌파하며 지금까지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햇반의 즉석밥 시장 진출 이후 농심은 2002년 ‘햅쌀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농심은 110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양에 연간 3600만여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즉석밥을 라면, 스낵에 이은 3대 핵심 사업군으로 선정하고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2000년대 초반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맞았다.
햇반은 이후 즉석밥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작년 7월 논란에 휩싸였다. 햇반은 99.9% 국산 쌀과 물만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으로 나머지 0.1%는 미강추출물로 구성된다. 미강추출물은 쌀겨에서 뽑아낸 식품 원료로,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햇반에 들어가는 미강추출물이 일본산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CJ제일제당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같은 사태가 불거지자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 햇반 전용 국산 미강추출물 기술 개발을 완료해 10월부터 오곡밥 제품에 시범 적용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잡곡밥과 흰밥 등 전체의 20% 물량에 적용했다고 올해 1월 밝혔다.
2020년 현재 햇반은 맛과 영양, 간편함을 모두 추구하는 집밥 트렌드에 따라 잡곡밥 라인업을 확대했다. 흑미밥, 발아현미밥, 100% 현미밥, 매일오곡밥, 매일잡곡밥, 매일콩잡곡밥, 매일찰잡곡밥까지 7가지 종류의 잡곡밥을 판매한다.
오뚜기는 2004년 ‘맛있는 오뚜기밥’ 브랜드로 즉석밥 시장에 발을 들였다. 자사의 ‘레토르트 식품’ 노하우와 기술력을 살려 밥과 소스가 함께 들어있는 세트밥을 출시했다. 낙지덮밥, 쇠고기리조또 등 20여종의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기호를 사로잡았다. 이후 시장 2위 자리를 꾸준히 사수하며 2016년 9월부터 2019년까지 총 25종의 컵밥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동원 F&B도 2007년 6월 '쎈쿡' 4종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쎈쿡 곤드레찰밥 ▲쎈쿡 취나물찰밥 ▲쎈쿡 찰진약밥 ▲쎈쿡 너비아니 덮밥 등을 출시했으며 현재까지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