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용, 이이경, 임지규(사진=각 소속사)
[뷰어스=이건형 기자] KBS ‘고백부부’는 대학 미팅에서 만나 결혼한 마진주(장나라)와 최반도(손호준)가 빠듯한 삶과 오해로 인해 이혼한 순간 스무 살로 돌아가는 내용을 그린 타임슬립물이다. 본래 기대작이 아니었던 ‘고백부부’는 탄탄한 스토리 하나만으로 인기 급물살을 탔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는 이미 진부해진 상황이었고, 출연 배우들도 소위 말하는 스타급이 없었다. 하지만 공감력 짙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은 ‘고백부부’를 단번에 화제로 이끌었다. 현재는 시즌2 요청까지 쇄도하고 있는 상황. ‘고백부부’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배우들을 꼽아봤다.
#장기용
장기용은 1999년엔 마진주를 짝사랑하는 선배로, 2017년엔 매출 600억대의 스타 한국사 강사 정남길 역을 맡았다. 정남길은 외모, 학벌, 집안까지 두루 갖춘 완벽남이다. 까칠한 성격마저 용서되는 조건이랄까. 장기용은 이런 정남길을 꽤나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런웨이를 거닐던 카리스마가 캐릭터 속에 여실히 발휘됐다.
장기용은 모델 출신 연기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잡지를 보며 모델을 꿈꾼 그는 스무 살이 되던 해 진짜 모델이 됐다.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꿨던 그는 롤모델이 차승원인만큼 그와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심지어 소속사도 같다. 현재 그는 모델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그에겐 두 가지 외에 또 다른 재능이 있는데 바로 랩이다. ‘힙합의 민족2’에서 래퍼 못지않은 랩 실력을 선보이며 방송 당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잘생긴 외모에 모델 일, 연기, 랩까지, 괜히 라이징 스타가 아니다.
정남길과 비슷하지만 더 풋풋한 장기용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우리 헤어졌어요’를 추천한다.
#이이경
이이경은 1999년엔 최반도의 금수저 친구이자 사고뭉치 철없는 대학생으로, 2017년엔 여전히 철없이 와이프와 여자친구를 두루 갖춘 영화사 제작사 피디 고독재 역을 맡았다. 찰랑이는 긴머리까지 빈틈없이 소화한 이이경은 특유의 재치와 넉살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완벽하게 고독재에 빙의했다. 이이경이 아닌 고독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
이젠 연기파 배우로 불리는 이이경의 연기 입문은 그 배경이 다소 독특하다. 군 제대 후 집 앞에 있는 연기학원이 궁금해 다니기 시작한 게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연기 학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장사꾼이 됐을 거라고 말할 만큼 넉살 좋은 성격이다. 또한 아버지가 대기업 CEO 인탓에 금수저라는 오해를 받았던 그는 한 방송을 통해 “검소하신 아버지 덕분에 부유하다고 느낀 적 없이 자랐다”고 해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법 필모그래피가 두둑한 그의 출연작 중 추천작을 꼽자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다. 냉철한 모습이 오싹하지만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임지규
임지규는 1999년 이익 추구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의대생을, 2017년에는 최반도가 영업하는 예림소아과 병원장 박현석을 연기했다. 2017년 갖은 방법으로 최반도를 괴롭히며 내연녀 관리까지 시킨 박현석은 과거로 돌아간 최반도의 첫 번째 복수 대상이 된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과거에서도 진상인 박현석. 출세를 위해 여자에게 접근할 만큼 감성보단 머리가 앞서는 캐릭터다. 임지규는 실제로 마주친다면 한 대 때리고 싶을 만큼 박현석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여자도 때린다”는 대사에선 서늘함이 느껴졌을 정도다.
임지규가 배우를 꿈꾼 건 친구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모델이나 배우가 어울릴 것 같아”라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낸 것. 군대에서 갓 제대한 20대 부산 청년 임지규는 그렇게 기차에 몸을 싣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하지만 3년 간 모델 오디션에서 수없이 좌절을 맛봤고, 벼랑 끝에서 단편 영화로 시작을 알렸다. 단편 영화 출연을 시작으로 연기에 매력을 느낀 그는 역할을 가리지 않고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았다.
‘고백부부’ 속 모습과 달리 다정한 임지규의 모습을 보고싶다면 드라마 ‘빛나라 은수’를 추천한다. 미혼부로 등장하는 그의 부성애 연기는 실제 아빠라서 그런지 더욱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