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딘(사진=CJ E&M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가수 딘딘이 지난해 고정 출연한 예능프로그램만 10여 개다. 여기에 게스트 출연과 웹예능 등까지 합하면 열손가락 두 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그래서일까. 대중에게 딘딘은 가수보다 예능인으로서 이미지가 강하다.
딘딘이 지난해 연말 KBS 연기대상에서 선보인 ‘김과장’ OST 무대에 대한 폭발적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무대를 본 시청자들 대다수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고 보니 음악도 잘 하네’ ‘이렇게 무대를 잘 했나’라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의외성의 뉘앙스. 전혀 몰랐던, 기대하지 않았던 이가 예상을 뛰어 넘는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실제로 딘딘은 ‘예능만’ 열심히 했을까? 아니다. 딘딘은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그저 우리가 보고 싶은 부분만 봤다는 데 한 표를 던진다.
딘딘은 지난해 ‘김과장’ ‘더 패키지’ OST부터 시작해 박명수, 대니 정과 함께한 ‘색소폰 매직(Saxophone Magic)’, ‘외로워서 죽음’ ‘마이 소피(My Sofy)’ 등 총 여섯 번의 음원 발표를 했다. 참여한 페스티벌만도 5개에 달한다. 올해도 계속해서 음원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꾸준히 곡 작업 중임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예능으로 먹고 사는 게 부끄러운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을 하기 위해 예능을 한 것도 아닐 터다. 딘딘은 그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예능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 첫 행보는 음악예능인 Mnet ‘쇼미더머니’였다. 이후 딘딘의 예능감을 알아채고 러브콜을 보낸 건 방송가다.
자신이 잘 하는 걸 인지하고 지속하는 게 본업과 다르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비춰질 이유는 없다. 최근 은지원이 ‘강식당’에서 송민호를 보고 “‘이건 해야 되는 거구나’ 하게 될 거다”라며 ‘운명’이라 던진 농담은 딘딘에게도 통했다. 최근 딘딘이 출연하는 SBS플러스 ‘머스트잇’은 제작진이 딘딘의 독립 소식을 듣고 이에 맞춰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인정받는 분야인데 굳이 모른 체 한다면 그건 재능 낭비에 가깝다.
딘딘(사진=2017 KBS 연기대상 캡처)
또 한가지, 딘딘의 한결같은 모습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딘딘의 속마음이야 완전히 알 순 없지만 브라운관에서 간접적으로, 제작발표회 등 행사에서 직접적으로 만난 그가 준 인상은 한결같다. 딘딘은 겸손하다. 간혹 일부 예능인들의 태도에서 ‘조급함’이 보이는 것과 달리 차분하다. 적재적소에 센스 있는 멘트를 날리고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정리하는 눈치도 있다. 프로그램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흐름을 깨거나 과도한 언행을 하지도 않는다.
이런 점에서 딘딘이 예능과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 출중한 예능감을 떠나 계속해서 여러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던 이유를 말해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 딘딘이 자신의 음악에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무대 위 노래하는 그의 표정은 행복하다. 만약 예능으로 얻은 인지도에 도취되어 본질을 잃거나 욕심 많은 태도를 보였다면 지금의 딘딘은 없었을 터다.
늘 짓고 있는 장난기 섞인 웃음 뒤에는 진중함이 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음악에 애정을 가지며 바쁘게 살아왔다. 이를 지켜본 결과, 예능으로 딘딘을 알게 된 대중의 마음은 그에게도 대표곡이 생겨 뮤지션으로서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응원하기에 이른다. 귀는 열고 있되 마음은 자유롭게, 올해 역시 지금처럼만 활동하기를. 그렇다면 더 많은 이들이 딘딘의 진가를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