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나만 알고 싶은 가수”라는 말은 리스너가 가수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다. 음악이 너무 좋은 나머지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인 거다. 하지만 오히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좋은 음악은 귀해졌다는 생각도 든다. 대중의 취향이 나의 것이 되어 가는 요즘이기에 ‘내 가수’에 대한 욕심이 커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이런 시장 속 오왠(O.WHEN)의 음악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의 노래는 내 취향에서 대중의 것으로 퍼져나간다.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나를 위한 노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 나를 위한 노래를 하고 있구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어깨를 토닥여주고 있구나’. 그러고 나면 이 따뜻한 마음씨를 당신에게도 건네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왠의 노래를 통해,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에서 누군가를 감싸 안을 수 있기까지 이르는 것이다. 그렇게 노래가 퍼져나가 모든 사람들이 듣는다고 해도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 어차피 음악이 나에게로 왔을 때는 오롯이 혼자 스며들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당신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가수’다. 그리고 오왠이라는 가수가 전파하는 좋은 에너지다.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찾고파" “데뷔하고 시간이 정말 빨리 갔어요. 처음에 서울 와서 어리바리하고 불안했는데, 그 불안을 씻어버릴 만큼 하고 싶은 것도 다 해봤죠. 음악으로도 돈도 벌어보고, 참 꿈같아요. 사실 회사에서 다 해준 거죠. 예전까지만 해도 스타일부터 음악까지 다 문외한이었으니까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제일 잘 하는 줄 알았어요. 회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 활동할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했을 거예요” 2016년 싱글앨범 ‘피크닉(Picnic)’으로 대중과 처음 만난 오왠은 데뷔 당시부터 ‘꽃길’을 걸었다. 이달의 헬로루키에 선정되기도 하고, 윤종과 네이버 V앱, 각종 OST, 단독 콘서트, 페스티벌, 리메이크 등 가수로서 할 수 있는 웬만한 활동은 다 경험해봤다. 대표곡도 벌써 생겼다. ‘오늘’은 위로를 전하는 가수로서 오왠을 널리 알린 곡이다.  “첫 번째 미니앨범 ‘웬 아이 비긴(When I Begin)’을 내고 이번 새 앨범 ‘웬 잇 러브즈(When it loves)’를 내기까지 부담이 컸어요. 오히려 데뷔했을 때보다 더요. 직장 생활하는 다른 분들과 비슷한 감정인 것 같아요. 뭘 하나 이루고 나면 주변에서도, 스스로에게도 더 큰 걸 기대하니까요.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 필요한 부담감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해요” 일단 어려운 첫 발을 떼고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나면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 할까, 아니면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오왠은 단호한 대답을 바로 내놨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양한데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한 노래들, 즉 난해한 것들도 즐겨 듣고 대중적으로 인기 많은 노래들도 들어요. 지금도 분명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있고요. 그런데 지금은 내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대중적인 요소에 포커스를 맞춰서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공감하는지 파악하려고 해요. 하고 싶은 음악 중 일부만 내어 놓고, 또 다른 것들은 잠시 보류해 놓는 거죠”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다양한 대중성을 살리는 법 그렇게 고민을 거쳐 탄생한 앨범이 두 번째 미니앨범 ‘웬 잇 러브즈’다. 지난 앨범이 청춘의 시작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사랑’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다.  “어떻게 듣는 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걸 좋아해요. 내가 단정 지어버리기보다 듣는 사람에 따라 노래가 다양하게 들리는 거죠. 사랑도 연인간의 관계의 것만은 아니잖아요.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그래서 앨범 소개에도 ‘다양한 사랑’이라고 말했어요” 장르 역시 다채롭다. 타이틀곡 ‘처음이니까’를 비롯해 리마스터링돼 실린 2곡까지 총 6개 트랙은 각기 다른 개성을 뿜어내고 있다. 오왠이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꿰뚫는 동시에 강박은 버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르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내 색깔은 이래야 돼’와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웰 아이 세이(Well I Say)’는 밴드 성향이 짙은데 난 그런 음악도 좋아하고요. 재지한 느낌의 ‘드림(Dream)’도 ‘재즈 음악을 써야지!’ 하고 쓴 건 아니에요. 그때그때 끌리는 느낌을 표현하다 보니 듣는 분들이 다양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스스로도 똑같은 거에 잘 질리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보컬도 마찬가지다. 오왠은 “처음에는 밝은 분위기의 ‘피크닉’을 진지하게 ‘오늘’처럼 불렀다. 웃으면서 행복하게 부르는 게 뭔가 민망하더라. 그런데 이제 골방에서 나 혼자 노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청자의 입장에서 부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청춘의 노래, 스스로를 위한 건 아닐까? 독특한 점은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청춘’의 단상을 연상케 하는 ‘처음이니까’가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이전에 발표한 앨범들도 마찬가지다.  “타이틀곡은 꼭 청춘에 관한 걸로 해야겠다고 정한 건 아니에요. 다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타이틀로 꼽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노래를 쓸 때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고 위하며 쓰지는 않거든요. 내 솔직한 감정을 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꾸준히 일기도 쓰고 있고요. 예를 들어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부모님이 오셔서 도와주셨거든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찡해서 눈물이 날 뻔한 그때, 그런 감정들 하나하나 다 적어놔요. 하루하루 추억의 조각들을 남기고 싶어요” ‘처음이니까’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처음인 청춘이 겪는 불안과 부담을 그린 곡이다. 오왠은 “매일 우린 처음이니까”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의 것으로 확장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도 그러니?’와 같은 화법이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털어놓고 그 다음 다른 이에게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공감의 깊이가 짙다.  “오늘의 나는 모두가 처음인데 사회는 베테랑 같은 면모를 요구하는 게 싫더라고요. 그런 슬픔을 담고 싶어서 가사를 쓰다 보니 저절로 위로하는 노래가 됐어요. 위로라는 게 다른 사람을 향해 있는 것도 있지만, 나를 위한 것도 있잖아요. 이전에 쓴 ‘굿나잇’도 사실 잠을 잘 못잘 시기에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노래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에요. ‘힘내’ ‘할 수 있어’ 같은 위로를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같이 울어주는 게 낫죠”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음악을 ‘멋있게’ 하는 사람의 의미 오왠은 평소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란다. ‘왜 이 정도밖에 못 할까’ ‘내가 잘못한 건 아니까’ 걱정을 만들어 하며 본인을 밀어붙이는 거다. 그는 “녹음 부스에 들어가면 바깥 소리가 안 들리는데, 녹음 잘 했다고 말해줘도 밖에서 다른 이야기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대표님께서는 노래를 점점 잘 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지만 난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 필요한 것도, 배울 것도 많아요. 여러 활동을 병행하면서 정작 내 앨범 준비에는 게을러진 것도 있고요. 지난해에는 ‘내가 어떻게 곡을 썼더라?’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피곤하다는 이유로 작업하다가 잘 안 되면 바로 접곤 했어요. 부담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어요. 이사를 간 이유에 새로운 공간, 경상도에서 음악 만들 때처럼 조용한 공간으로 가면 노래가 더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요. 많이 독해졌죠” 오왠이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는 결국 음악이었다. 일 년에 몇 번이고 가던 여행을 못 하는 상황이지만 지금은 떠날 필요도 못 느낀다. 매일매일 스케줄을 하며 새로운 떨림을 받는다. 굳이 요즘 하고 싶은 걸 따지자면 “살 빼야겠다는 거?”라고 진지하게 답하는 그다.  “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예요. 꼭 무대 위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퍼포먼스를 하지 않고 묵직하게 서 있기만 해도, 내뱉는 숨소리와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 그런 것들 자체가 멋있으면 좋겠어요. 음원만 들었을 때도 그렇고요. 그래서 오왠이라는 가수가 궁금해졌으면 해요. 물론, 데뷔 초반에는 잘 웃지도 않고 말도 안 해서 ‘오왠이 궁금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지만 그런 거 말고요. (웃음) 스스로에게 솔직한 음악을 해야 멋있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표현적으로는 좀 더 곱씹고 생각할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어요. 그렇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현재진행형 가수가 된다면 좋겠어요”

오왠, 당신과도 나누고 싶은 음악

이소희 기자 승인 2018.03.29 09:39 | 최종 수정 2136.06.24 00:00 의견 0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나만 알고 싶은 가수”라는 말은 리스너가 가수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다. 음악이 너무 좋은 나머지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인 거다. 하지만 오히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좋은 음악은 귀해졌다는 생각도 든다. 대중의 취향이 나의 것이 되어 가는 요즘이기에 ‘내 가수’에 대한 욕심이 커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이런 시장 속 오왠(O.WHEN)의 음악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의 노래는 내 취향에서 대중의 것으로 퍼져나간다.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나를 위한 노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 나를 위한 노래를 하고 있구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어깨를 토닥여주고 있구나’. 그러고 나면 이 따뜻한 마음씨를 당신에게도 건네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왠의 노래를 통해,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에서 누군가를 감싸 안을 수 있기까지 이르는 것이다.

그렇게 노래가 퍼져나가 모든 사람들이 듣는다고 해도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 어차피 음악이 나에게로 왔을 때는 오롯이 혼자 스며들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당신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가수’다. 그리고 오왠이라는 가수가 전파하는 좋은 에너지다.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찾고파"

“데뷔하고 시간이 정말 빨리 갔어요. 처음에 서울 와서 어리바리하고 불안했는데, 그 불안을 씻어버릴 만큼 하고 싶은 것도 다 해봤죠. 음악으로도 돈도 벌어보고, 참 꿈같아요. 사실 회사에서 다 해준 거죠. 예전까지만 해도 스타일부터 음악까지 다 문외한이었으니까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제일 잘 하는 줄 알았어요. 회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 활동할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했을 거예요”

2016년 싱글앨범 ‘피크닉(Picnic)’으로 대중과 처음 만난 오왠은 데뷔 당시부터 ‘꽃길’을 걸었다. 이달의 헬로루키에 선정되기도 하고, 윤종과 네이버 V앱, 각종 OST, 단독 콘서트, 페스티벌, 리메이크 등 가수로서 할 수 있는 웬만한 활동은 다 경험해봤다. 대표곡도 벌써 생겼다. ‘오늘’은 위로를 전하는 가수로서 오왠을 널리 알린 곡이다. 

“첫 번째 미니앨범 ‘웬 아이 비긴(When I Begin)’을 내고 이번 새 앨범 ‘웬 잇 러브즈(When it loves)’를 내기까지 부담이 컸어요. 오히려 데뷔했을 때보다 더요. 직장 생활하는 다른 분들과 비슷한 감정인 것 같아요. 뭘 하나 이루고 나면 주변에서도, 스스로에게도 더 큰 걸 기대하니까요.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 필요한 부담감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해요”

일단 어려운 첫 발을 떼고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나면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 할까, 아니면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오왠은 단호한 대답을 바로 내놨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양한데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한 노래들, 즉 난해한 것들도 즐겨 듣고 대중적으로 인기 많은 노래들도 들어요. 지금도 분명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있고요. 그런데 지금은 내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대중적인 요소에 포커스를 맞춰서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공감하는지 파악하려고 해요. 하고 싶은 음악 중 일부만 내어 놓고, 또 다른 것들은 잠시 보류해 놓는 거죠”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다양한 대중성을 살리는 법

그렇게 고민을 거쳐 탄생한 앨범이 두 번째 미니앨범 ‘웬 잇 러브즈’다. 지난 앨범이 청춘의 시작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사랑’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다. 

“어떻게 듣는 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걸 좋아해요. 내가 단정 지어버리기보다 듣는 사람에 따라 노래가 다양하게 들리는 거죠. 사랑도 연인간의 관계의 것만은 아니잖아요.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그래서 앨범 소개에도 ‘다양한 사랑’이라고 말했어요”

장르 역시 다채롭다. 타이틀곡 ‘처음이니까’를 비롯해 리마스터링돼 실린 2곡까지 총 6개 트랙은 각기 다른 개성을 뿜어내고 있다. 오왠이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꿰뚫는 동시에 강박은 버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르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내 색깔은 이래야 돼’와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웰 아이 세이(Well I Say)’는 밴드 성향이 짙은데 난 그런 음악도 좋아하고요. 재지한 느낌의 ‘드림(Dream)’도 ‘재즈 음악을 써야지!’ 하고 쓴 건 아니에요. 그때그때 끌리는 느낌을 표현하다 보니 듣는 분들이 다양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스스로도 똑같은 거에 잘 질리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보컬도 마찬가지다. 오왠은 “처음에는 밝은 분위기의 ‘피크닉’을 진지하게 ‘오늘’처럼 불렀다. 웃으면서 행복하게 부르는 게 뭔가 민망하더라. 그런데 이제 골방에서 나 혼자 노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청자의 입장에서 부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청춘의 노래, 스스로를 위한 건 아닐까?

독특한 점은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청춘’의 단상을 연상케 하는 ‘처음이니까’가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이전에 발표한 앨범들도 마찬가지다. 

“타이틀곡은 꼭 청춘에 관한 걸로 해야겠다고 정한 건 아니에요. 다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타이틀로 꼽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노래를 쓸 때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고 위하며 쓰지는 않거든요. 내 솔직한 감정을 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꾸준히 일기도 쓰고 있고요. 예를 들어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부모님이 오셔서 도와주셨거든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찡해서 눈물이 날 뻔한 그때, 그런 감정들 하나하나 다 적어놔요. 하루하루 추억의 조각들을 남기고 싶어요”

‘처음이니까’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처음인 청춘이 겪는 불안과 부담을 그린 곡이다. 오왠은 “매일 우린 처음이니까”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의 것으로 확장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도 그러니?’와 같은 화법이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털어놓고 그 다음 다른 이에게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공감의 깊이가 짙다. 

“오늘의 나는 모두가 처음인데 사회는 베테랑 같은 면모를 요구하는 게 싫더라고요. 그런 슬픔을 담고 싶어서 가사를 쓰다 보니 저절로 위로하는 노래가 됐어요. 위로라는 게 다른 사람을 향해 있는 것도 있지만, 나를 위한 것도 있잖아요. 이전에 쓴 ‘굿나잇’도 사실 잠을 잘 못잘 시기에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노래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에요. ‘힘내’ ‘할 수 있어’ 같은 위로를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같이 울어주는 게 낫죠”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왠(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음악을 ‘멋있게’ 하는 사람의 의미

오왠은 평소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란다. ‘왜 이 정도밖에 못 할까’ ‘내가 잘못한 건 아니까’ 걱정을 만들어 하며 본인을 밀어붙이는 거다. 그는 “녹음 부스에 들어가면 바깥 소리가 안 들리는데, 녹음 잘 했다고 말해줘도 밖에서 다른 이야기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대표님께서는 노래를 점점 잘 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지만 난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 필요한 것도, 배울 것도 많아요. 여러 활동을 병행하면서 정작 내 앨범 준비에는 게을러진 것도 있고요. 지난해에는 ‘내가 어떻게 곡을 썼더라?’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피곤하다는 이유로 작업하다가 잘 안 되면 바로 접곤 했어요. 부담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어요. 이사를 간 이유에 새로운 공간, 경상도에서 음악 만들 때처럼 조용한 공간으로 가면 노래가 더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요. 많이 독해졌죠”

오왠이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는 결국 음악이었다. 일 년에 몇 번이고 가던 여행을 못 하는 상황이지만 지금은 떠날 필요도 못 느낀다. 매일매일 스케줄을 하며 새로운 떨림을 받는다. 굳이 요즘 하고 싶은 걸 따지자면 “살 빼야겠다는 거?”라고 진지하게 답하는 그다. 

“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예요. 꼭 무대 위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퍼포먼스를 하지 않고 묵직하게 서 있기만 해도, 내뱉는 숨소리와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 그런 것들 자체가 멋있으면 좋겠어요. 음원만 들었을 때도 그렇고요. 그래서 오왠이라는 가수가 궁금해졌으면 해요. 물론, 데뷔 초반에는 잘 웃지도 않고 말도 안 해서 ‘오왠이 궁금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지만 그런 거 말고요. (웃음) 스스로에게 솔직한 음악을 해야 멋있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표현적으로는 좀 더 곱씹고 생각할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어요. 그렇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현재진행형 가수가 된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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