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뷰어스=손예지 기자] tvN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가 거듭된 논란을 딛고 따뜻한 드라마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나의 아저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원석 PD를 비롯해 배우 이선균·이지은·박호산·송새벽이 참석했다.
‘나의 아저씨’는 다 가진 것 같지만 그 속은 곪아 있는 45살 박동훈(이선균)과 절망뿐인 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21살 이지안(이지은)이 서로의 존재를 통해 위로받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6회까지 방송된 ‘나의 아저씨’.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방송 전부터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젊은 여성과 ‘아저씨’의 관계에 대한 지적이었다. 또 극중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이 이지안에게 가하는 폭행 장면, 이지안이 박동훈을 도청하는 설정 등이 일부 시청자들의 우려를 샀다. 범죄 행위가 미화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원석 PD와 배우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김 PD는 “요즘에는 관련한 오해가 많이 풀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목 논란과 관련해 “‘아저씨’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아저씨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게 된 것은 몇 아저씨들의 책임일 것”이라면서 “몇 년 전에는 아저씨가 원빈처럼 무술이 뛰어난 멋진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애초에 나쁜 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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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지안을 연기하는 이지은은 2015년 발매한 미니 4집 앨범 ‘챗셔(CHAT-SHIRE)’로 ‘로리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때문에 ‘나의 아저씨’ 출연이 망설여졌다고 솔직히 고백한 그는 “프로듀서이자 가수로서 내가 더 성찰하지 않으면 메시지가 온전히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각심을 갖게 됐다. 나의 논란과 드라마가 만났을 때, 내가 힘들고 떳떳하지 못했다면 고사했을 것이다.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다. 사랑이 아닌 사람이 느껴졌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지은은 자신의 캐릭터가 중심에 놓인 폭력과 도청 논란에 대해서도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볼 때, 지안이의 행동과 상황을 보며 ‘폭력이 좋은 거구나’ ‘도청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안이가 저렇게 끔찍한 상황에 놓였구나’ ‘지안이가 저런 일(도청)을 하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작품에서도 지안이의 잘못된 행동을 감추지 않는다. 지안이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강조했다. 이선균 역시 “여러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단단한 드라마, 좋은 드라마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차 이야기했지만 ’나의 아저씨‘는 사랑이 아니라 사람을 말하는 드라마다. 앞으로 논란이 점점 없어지리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사진=tvN)
김 PD는 ’나의 아저씨‘가 코미디를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나의 아저씨‘는 박동훈과 이지안을 중심으로 시종 삶의 우울한 단편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에 김 PD는 “내가 생각하는 코미디의 핵심은 팍팍한 현실 속에 피어나는 웃음이다. 그런데 그 현실이 어렵고 우울한 것이 곧 사실”이라며 “극이 끝날 무렵에는 ‘차갑고 우울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따뜻한 이야기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희망했다.
‘나의 아저씨’ 표 코미디가 통하는 모양새다. ‘나의 아저씨’는 지난달 21일 첫 방송을 내보낸 ‘나의 아저씨’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6회 연속 케이블·종편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 중이다, (이하 동일 기준). 숱한 논란에도 굳건하다. 지난 5일 방송한 6회는 평균 시청률 4.0%, 분당 최고 시청률 5.2%를 각각 기록했다. 박해영 작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사, 김원석 PD의 영화 같은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에 관한 호평도 많다. 이 기세에 힘입어 ‘나의 아저씨’가 끝까지 따뜻한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의 아저씨’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