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음산책)
[뷰어스=문다영 기자] "어떻해 너무 무서워!" "이런 사고가 나다니. 얼른 낳길 바랍니다"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맞춤법 사고다. '어떡해'를 발음하기도 힘든 '어떻해'로 둔갑하게 만드는가 하면 '낫다'가 아닌 '낳다'로 쾌유 대신 출산을 기원해버리는 이 틀린 맞춤법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틀리는 단어들이기도 하다.
소셜 네트워크 발달로 인류는 어느 때보다 더 문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맞춤법 정확한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면 되레 '맞춤법충' '진지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한없이 가벼운 글의 시대 한복판에서 1993년부터 미국 대표 주간지 '뉴요커' 책임 교열자를 맡고 있는 메리 노리스는 '뉴욕은 교열중'이라는 책을 통해 맞춤법의 무게감을 드러낸다.
(사진=책표지)
저자는 구두점에 예민해 '콤마 퀸(Comma Queen)' 별칭까지 얻은 인물. 그는 책에서 "정말로 위대한 작가들은 편집 과정을 즐긴다. 출간 전에 글을 읽히는 목적은 일반 독자에게 미칠 영향을 시험해 보는 것이다. 외출할 때 칼라 뒤편의 태그가 튀어나와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고 밝힌다.
노리스는 우유 배달원, 은행 타자원 등을 전전하다 1978년 '뉴요커' 편집부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페이지 오케이어(OK’er)가 되고 20여 년이 지났다. 이는 '뉴요커'에만 있는 직책으로 잡지가 인쇄되기 전까지 편집자, 작가, 팩트체커(fact checker), 보조 교정자(second proofreader)와 함께 글을 질의ㆍ교정하고 관리한다. 40년 베테랑 교열자이지만 컴퓨터 맞춤법 검사 기능을 해제하지 않는다고. 오만이라는 이유에서다. 맞춤법 문제를 넘어서 AI 시대에도 글과 문장만큼은 왜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단어광들을 위한 순결한 포르노". 이 책에 대한 '워싱턴포스트' 평이다. 메리 노리스 지음 |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