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뷰어스=김희윤 기자] “뮤지컬 무대는 끝나지 않는 짝사랑이에요(웃음)” 언뜻 보면 김소향은 진입장벽이 높게만 느껴지는 뮤지컬배우다. 아무래도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동양인 최초로 캐스팅됐다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항상 수식어처럼 따라다녀 이러한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결코 어려운 배우가 아니다. 오히려 공연 자체에 온힘을 쏟으면서도 언제나 밝은 웃음을 있지 않는 활력이 넘치는 배우다. 무엇보다 김소향에게는 보는 이들조차 행복하게 만드는 진솔한 휴머니즘이 있다. ■ ‘스모크’ 가장 뜨거운 작품 김소향은 뮤지컬 ‘스모크’로 10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막 공연 초반부를 지나가니 감회가 남다르다. “대학로 작품은 10년만이에요. ‘스모크’ 팀에선 선배 축에 속하는 편이라 동료배우들이 볼 땐 능수능란할 거라 생각하겠지만, 대학로 들어오기 일주일 전부터 하루 두세 시간밖에 못 잤죠. 혼자 스트레스 받느라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잘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소극장으로 돌아오는 것이 부담이었죠. 그래도 첫 공연 올라가면서 관객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굉장히 행복하고 기뻤어요” 그는 ‘스모크’ 트라이아웃 공연 때나 초연 때 모두 기회가 닿질 않아 작품에 참여하질 못했다. 그러다 이번 재연에는 막 ‘더 라스트 키스’가 끝났을 무렵이라 기회가 닿았다. “‘스모크’는 필연적인 작품 같아요. 트라이아웃 땐 미국에 있었고 초연 땐 ‘시스터액트’ 아시아 투어로 계속 참여하지 못하다가 결국 이번 시즌엔 하게 됐죠. 홍은 에너지가 큰 배역이었어요. 에너지 없이는 30분도 끌어갈 수 없을 정도죠. 다행히 연출인 추정화 언니가 작은 체구에서 큰 에너지가 나오는 배우로 봐줬어요. 그런 에너지에 만족하는 듯하죠” 김소향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스모크’에 커다란 매력을 느꼈다.  “작품은 이상 시인의 훌륭한 시를 정말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요리하는 느낌이에요. 비단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우리들한테도 너무나 많은 장벽이 있잖아요. 인생에는 고통과 포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죠. 그런데 이런 고통의 끝에서 치유하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뮤지컬이에요. 굉장히 처절하지만, 그 처절함 안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움이 있죠” 그는 작품을 보는 기준이 남다르다. 밝은 것보단 어두운 걸 선호한다. 처절하고 격해져 눈물이 나는 걸 좋아한다. “눈물이 많아요. 눈물을 흘리면서 내가 치유되는 것 같죠. 웃으면서 잊고 해소하기보단 처절하게 나락까지 떨어져 생각하고 그걸 느낀 다음에야 비로소 해방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비극을 좋아하죠. 작품을 고를 때도 즐겁기만 하면 안돼요. 삶이 밝은 면만 있지 않기에 좌절과 고통이 동반돼야 하죠. 그래야 더 집중도 잘되고 공감도 잘돼요. 그런 의미에서 ‘스모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스타일이죠. 그 안엔 고통과 좌절과 사랑이 있어요. 굉장히 뜨거운 작품이죠”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다 “배우로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줬는데 그 친구의 눈빛이 달라지면서 반응하는 모습을 볼 때가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에요. 나로 인해 울든 웃든 그 진심 어린 피드백이 느껴지면 뿌듯하죠. 이럴 때 정말 좋아서 소름이 돋아요” 김소향은 스스로가 느끼기에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평소 말할 때나 무대 위에서나 늘 진정성 있게 행동하고 진심으로 연기한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끓어 넘쳐야 열정이 가득한 공연을 펼친다. “날 것의 솔직한 느낌이 있어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의 폭을 넓게 표현할 수 있다고 봐요. 또 남들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는 열정적인 거죠. 동료배우를 통해 그런 이야길 들었을 때 더 자극이 되고 뿌듯했어요. 눈물, 콧물 흘리며 연습하면 행복하죠. 이런 마음을 갖고 공연하고 있어요” 그는 열심히 홍을 만들어가는 내내 행복했다. 같은 팀 안에서 캐릭터에 대해 많이 열어줘 정연이나 유주혜의 홍과 확연히 다르다. 카리스마 있고 강한 캐릭터이기보단 사랑이 많고 애교가 많은 점이 김소향 홍의 매력이다. “개인적으로 터프한 면이 하나도 없어요. 다른 캐릭터를 모방해오자니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나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시작했죠. 연습할 때도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위해 하늘하늘한 드레스 같은 의상을 입고 했어요. 정연, 유주혜 배우가 청바지창법이라면, 쉬폰창법이라고 놀림을 받았죠.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가져올 건 가져와 부드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홍, 나만의 홍을 만들고자 연습하는 내내 노력했어요. 무엇보다 나란 여자 자체가 홍과 진짜 많이 닮았죠” 김소향은 실제로 홍과 많이 닮아있다. 어떤 걸 과감히 놓을 줄 알지만 포기하진 않는다. 결코 굽히지 않는 칠전팔기 스타일이다. “홍은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닮아있죠. 미국 유학을 갔다 오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었는데, 그때마다 한 번도 비관적으로 생각한다거나 포기해본 적은 없어요. ‘시스터액트’ 이전인 2016년엔 진짜 힘들었죠. 오디션을 보는 족족 떨어졌어요. 미국 가서 무라도 하나 자르고 오자 맘먹었는데 한 6개월 간 50번은 넘게 떨어졌죠. 그땐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대사만 하면 떨어졌어요.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죠. 한국에서는 미국에 있어 콜이 오는 횟수도 줄고, 한국으로 오디션을 보러갈 수도 없어 앞이 안 보였어요” 그는 ‘시스터액트’ 오디션을 보고 그 이후로 꽃 같은 날들을 맞았다. 김소향은 ‘더 라스트 키스’가 끝나고 ‘스모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행복하다. 그는 기회가 한 번쯤은 꼭 온다고 믿는다.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 “감성을 일깨우는 배우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대학로 공연을 보며 자랐어요. 숨 막힐 것 같은 소극장의 정적이 좋았죠. 대극장 공연을 하면 가끔씩 숨을 곳이 있잖아요. 오케스트라나 앙상블에 숨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있죠. 그런데 ‘스모크’에서는 단한 번도 들어가지 않아요. 무대에 내가 노출돼 있는 게 힘들면서도 멋진 경험이죠. 어떤 면에선 혹독하기도 해서 소극장 컴백이 ‘스모크’라 다행이에요. 지금도 많이 배우죠. 사실 어떤 배우든 공연장을 가리진 않아요. 다만 관객 분들은 어떻게 볼까 스스로에 대한 재평가의 시간이 되긴 했죠” 사실 김소향은 소극장과는 무언가 괴리된 느낌이다. 그를 항상 따라다니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배우’란 수식어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사실 그런 수식어가 부담스럽고 창피해요. 단지 그 수식어에 걸맞은 배우가 되려고 열심히 하고 싶죠. 스스로한테 많이 자극이 돼요. 다만 나로 인해 후배들이 더 많이 세계로 도전했으면 하죠.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해보니까 한국배우들의 감성이나 성대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고 너무 뛰어나요. 물론 연기나 춤, 노래에 대한 훈련이 꾸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가만히 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기대하는 경향을 버리고, 훈련에 있어서도 부족하지 않아야 해요. 더 많은 배우들이 세계적으로 배출됐으면 하죠” 그는 젊은 친구들의 자리를 생각하는 한편 스스로 잘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점을 생각한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맘껏 울고 웃을 수 있도록 감성을 일깨우는 배우이고 싶다. “항상 동료들에게 못하는데 주인공을 해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얘기하는 편이에요. 스스로 부족한 것 같죠. 칭찬을 받아도 항상 창피해요. 잘하고 싶은데 무대가 만족이 안 되죠. 행복하지만 가야할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져요. 마치 나 혼자만 안달복달하는 짝사랑의 느낌이죠. 무대는 떠나지 않을 테니까 결코 끝나지 않는 짝사랑이에요”

[마주보기] 김소향 “10년 만에 대학로 공연, 거의 잠도 못 잤죠”

김희윤 기자 승인 2018.05.23 03:58 | 최종 수정 2136.10.12 00:00 의견 0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뷰어스=김희윤 기자] “뮤지컬 무대는 끝나지 않는 짝사랑이에요(웃음)”

언뜻 보면 김소향은 진입장벽이 높게만 느껴지는 뮤지컬배우다. 아무래도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동양인 최초로 캐스팅됐다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항상 수식어처럼 따라다녀 이러한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결코 어려운 배우가 아니다. 오히려 공연 자체에 온힘을 쏟으면서도 언제나 밝은 웃음을 있지 않는 활력이 넘치는 배우다. 무엇보다 김소향에게는 보는 이들조차 행복하게 만드는 진솔한 휴머니즘이 있다.

■ ‘스모크’ 가장 뜨거운 작품

김소향은 뮤지컬 ‘스모크’로 10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막 공연 초반부를 지나가니 감회가 남다르다.

“대학로 작품은 10년만이에요. ‘스모크’ 팀에선 선배 축에 속하는 편이라 동료배우들이 볼 땐 능수능란할 거라 생각하겠지만, 대학로 들어오기 일주일 전부터 하루 두세 시간밖에 못 잤죠. 혼자 스트레스 받느라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잘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소극장으로 돌아오는 것이 부담이었죠. 그래도 첫 공연 올라가면서 관객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굉장히 행복하고 기뻤어요”

그는 ‘스모크’ 트라이아웃 공연 때나 초연 때 모두 기회가 닿질 않아 작품에 참여하질 못했다. 그러다 이번 재연에는 막 ‘더 라스트 키스’가 끝났을 무렵이라 기회가 닿았다.

“‘스모크’는 필연적인 작품 같아요. 트라이아웃 땐 미국에 있었고 초연 땐 ‘시스터액트’ 아시아 투어로 계속 참여하지 못하다가 결국 이번 시즌엔 하게 됐죠. 홍은 에너지가 큰 배역이었어요. 에너지 없이는 30분도 끌어갈 수 없을 정도죠. 다행히 연출인 추정화 언니가 작은 체구에서 큰 에너지가 나오는 배우로 봐줬어요. 그런 에너지에 만족하는 듯하죠”

김소향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스모크’에 커다란 매력을 느꼈다. 

“작품은 이상 시인의 훌륭한 시를 정말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요리하는 느낌이에요. 비단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우리들한테도 너무나 많은 장벽이 있잖아요. 인생에는 고통과 포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죠. 그런데 이런 고통의 끝에서 치유하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뮤지컬이에요. 굉장히 처절하지만, 그 처절함 안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움이 있죠”

그는 작품을 보는 기준이 남다르다. 밝은 것보단 어두운 걸 선호한다. 처절하고 격해져 눈물이 나는 걸 좋아한다.

“눈물이 많아요. 눈물을 흘리면서 내가 치유되는 것 같죠. 웃으면서 잊고 해소하기보단 처절하게 나락까지 떨어져 생각하고 그걸 느낀 다음에야 비로소 해방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비극을 좋아하죠. 작품을 고를 때도 즐겁기만 하면 안돼요. 삶이 밝은 면만 있지 않기에 좌절과 고통이 동반돼야 하죠. 그래야 더 집중도 잘되고 공감도 잘돼요. 그런 의미에서 ‘스모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스타일이죠. 그 안엔 고통과 좌절과 사랑이 있어요. 굉장히 뜨거운 작품이죠”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다

“배우로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줬는데 그 친구의 눈빛이 달라지면서 반응하는 모습을 볼 때가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에요. 나로 인해 울든 웃든 그 진심 어린 피드백이 느껴지면 뿌듯하죠. 이럴 때 정말 좋아서 소름이 돋아요”

김소향은 스스로가 느끼기에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평소 말할 때나 무대 위에서나 늘 진정성 있게 행동하고 진심으로 연기한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끓어 넘쳐야 열정이 가득한 공연을 펼친다.

“날 것의 솔직한 느낌이 있어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의 폭을 넓게 표현할 수 있다고 봐요. 또 남들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는 열정적인 거죠. 동료배우를 통해 그런 이야길 들었을 때 더 자극이 되고 뿌듯했어요. 눈물, 콧물 흘리며 연습하면 행복하죠. 이런 마음을 갖고 공연하고 있어요”

그는 열심히 홍을 만들어가는 내내 행복했다. 같은 팀 안에서 캐릭터에 대해 많이 열어줘 정연이나 유주혜의 홍과 확연히 다르다. 카리스마 있고 강한 캐릭터이기보단 사랑이 많고 애교가 많은 점이 김소향 홍의 매력이다.

“개인적으로 터프한 면이 하나도 없어요. 다른 캐릭터를 모방해오자니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나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시작했죠. 연습할 때도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위해 하늘하늘한 드레스 같은 의상을 입고 했어요. 정연, 유주혜 배우가 청바지창법이라면, 쉬폰창법이라고 놀림을 받았죠.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가져올 건 가져와 부드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홍, 나만의 홍을 만들고자 연습하는 내내 노력했어요. 무엇보다 나란 여자 자체가 홍과 진짜 많이 닮았죠”

김소향은 실제로 홍과 많이 닮아있다. 어떤 걸 과감히 놓을 줄 알지만 포기하진 않는다. 결코 굽히지 않는 칠전팔기 스타일이다.

“홍은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닮아있죠. 미국 유학을 갔다 오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었는데, 그때마다 한 번도 비관적으로 생각한다거나 포기해본 적은 없어요. ‘시스터액트’ 이전인 2016년엔 진짜 힘들었죠. 오디션을 보는 족족 떨어졌어요. 미국 가서 무라도 하나 자르고 오자 맘먹었는데 한 6개월 간 50번은 넘게 떨어졌죠. 그땐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대사만 하면 떨어졌어요.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죠. 한국에서는 미국에 있어 콜이 오는 횟수도 줄고, 한국으로 오디션을 보러갈 수도 없어 앞이 안 보였어요”

그는 ‘시스터액트’ 오디션을 보고 그 이후로 꽃 같은 날들을 맞았다. 김소향은 ‘더 라스트 키스’가 끝나고 ‘스모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행복하다. 그는 기회가 한 번쯤은 꼭 온다고 믿는다.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뮤지컬배우 김소향(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로네뜨)

■ “감성을 일깨우는 배우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대학로 공연을 보며 자랐어요. 숨 막힐 것 같은 소극장의 정적이 좋았죠. 대극장 공연을 하면 가끔씩 숨을 곳이 있잖아요. 오케스트라나 앙상블에 숨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있죠. 그런데 ‘스모크’에서는 단한 번도 들어가지 않아요. 무대에 내가 노출돼 있는 게 힘들면서도 멋진 경험이죠. 어떤 면에선 혹독하기도 해서 소극장 컴백이 ‘스모크’라 다행이에요. 지금도 많이 배우죠. 사실 어떤 배우든 공연장을 가리진 않아요. 다만 관객 분들은 어떻게 볼까 스스로에 대한 재평가의 시간이 되긴 했죠”

사실 김소향은 소극장과는 무언가 괴리된 느낌이다. 그를 항상 따라다니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배우’란 수식어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사실 그런 수식어가 부담스럽고 창피해요. 단지 그 수식어에 걸맞은 배우가 되려고 열심히 하고 싶죠. 스스로한테 많이 자극이 돼요. 다만 나로 인해 후배들이 더 많이 세계로 도전했으면 하죠.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해보니까 한국배우들의 감성이나 성대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고 너무 뛰어나요. 물론 연기나 춤, 노래에 대한 훈련이 꾸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가만히 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기대하는 경향을 버리고, 훈련에 있어서도 부족하지 않아야 해요. 더 많은 배우들이 세계적으로 배출됐으면 하죠”

그는 젊은 친구들의 자리를 생각하는 한편 스스로 잘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점을 생각한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맘껏 울고 웃을 수 있도록 감성을 일깨우는 배우이고 싶다.

“항상 동료들에게 못하는데 주인공을 해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얘기하는 편이에요. 스스로 부족한 것 같죠. 칭찬을 받아도 항상 창피해요. 잘하고 싶은데 무대가 만족이 안 되죠. 행복하지만 가야할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져요. 마치 나 혼자만 안달복달하는 짝사랑의 느낌이죠. 무대는 떠나지 않을 테니까 결코 끝나지 않는 짝사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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