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다영 기자]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지금, 어쩌면 기술을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볼지도 모른다. 직업의 종말을 걱정하는 누군가에게 기술은 절망이지만,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믿는 누군가에게 기술은 곧 희망이다. 기계가 언제 인간을 넘어설지 걱정하기보다는 의도대로 설계되지 않은 기계에 대하여 고민하는 게 당분간은,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유익할 것이다. (P. 41)"
인공지능, 클라우드, 자율주행 자동차, 블록체인, 플랫폼 경제, 미래 업무…. 눈 깜짝할 새에 바뀌는 세상이 이어지고 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도 어렵고 딱딱한 디지털 변혁 주제들을 쉽게 풀어낸 전문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대한민국 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등을 지낸 국내 최고 실물경제전문가 조원경이다. 저자는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을 통해 우리가 꼭 알고 가야할 디지털 변혁과 관련한 이슈 16가지를 조명한다. 우리 삶에 변화를 미칠 기술과 경제·경영 트렌드에 대해 독자들이 사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을 담아냈다.
이 책의 매력은 기술 변화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낙관론이나 비관론의 이분법적 시각을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관점에서 기술을 이해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꼭 알고 가야할 기술과 경제경영의 흐름은 물론이고 가장 현실적인 미래를 엿보는 저서다.
(사진=책표지)
많은 사람들은 기술에 대해 편리함을 느끼지만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기술진보가 주는 혜택 못지않게 기술발전이 초래한 불편한 진실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윤택해지고 편리하더라도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고 정보격차가 여전하다면,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가 투명하지 않다면 이런 기술 발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저자는 바로 그래서 기술, 과학만능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의 생산성 역설 논란, 일자리 감소, 양극화 확대, 벌어지는 정보격차, 정부의 비민주적 행위 등이 단적인 예라는 것. 이를 토대로 저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기술발전이 생산성증가 못지않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더불어 16가지 주제에 대해 생산성, 포용성의 관점에서 소비자, 기업,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담았다. 로봇세, 기본소득, 빅데이터와 개인정보보호 등 민감하고 핫한 이슈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 세상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점은 이 책이 그저 그런 경제서적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영화, 철학, 인문, 가요 등 재미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저자의 기지가 기술, 디지털 등 키워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을 디지털 혁명 세계로 이끈다. 책 속 저자의 다음 말이 기술 발전을 자신과 상관없는 것으로 치부해선 안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세상의 수많은 발명품은 사유의 결과다. 인터넷 검색의 발달로 많은 것을 외울 필요 없지만, 인간으로서 사유하는 힘을 잃어서야 되겠는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은 여전히 미래에도 유효해야 한다. 기계에 지나치게 의존할수록 인간은 사유의 힘을 잃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자아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조원경 지음 | 로크미디어